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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남성암 4위 전립선암, 40세 넘으면 1년에 한 번 PSA 검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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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남성암 4위 전립선암, 40세 넘으면 1년에 한 번 PSA 검사해야

입력
2021.03.14 20: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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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립선암 악성도 75.5%로 미국ㆍ일본보다 훨씬 독해

대표적인 남성암인 전립선암은 배뇨 곤란과 빈뇨, 혈뇨 등이 나타나 병원을 찾으면 암이 많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게티이미지뱅크

대표적인 남성암인 전립선암은 배뇨 곤란과 빈뇨, 혈뇨 등이 나타나 병원을 찾으면 암이 많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게티이미지뱅크

‘선진국형 암’의 대표 격인 전립선암이 급증하면서 어느 새 국내 남성 암 4위다. 1999년 10만 명당 3.2명이었다가 2017년 12.9명으로 연간 8.5%씩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립선암은 미국 암 1위이고, 일본 암 2위다.

게다가 전립선암이 진행이 느린 ‘자비로운 암’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것도 문제다. 우리나라 전립선암 환자의 중간 이상 악성도가 75.7%로, 미국(44%)이나 일본(56%)보다 훨씬 독하다. 또한 전립선암 발병 연령도 점점 낮아지면서 30~40대 환자가 2015년 65명에서 2019년 193명으로 최근 5년 새 66.3% 늘었다.

◇배뇨 곤란·빈뇨·혈뇨 나타나면 많이 진행됐을 가능성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암이 진행됐거나 전립선비대증이 동반되면 배뇨 곤란과 빈뇨, 혈뇨 등이 나타난다. 전립선암은 다른 암과 달리 뼈로 전이가 잘되기 때문에 뼈의 통증으로 정형외과를 방문했다가 우연히 진단되거나, 건강검진으로 발견할 때가 많다. 증상이 생겨서 병원을 찾았을 때는 병이 많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백민기 대한비뇨의학회 홍보이사(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혈뇨나 빈뇨, 배뇨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비뇨의학과를 찾는 것이 좋다”며 “특히 소변을 볼 때 혈뇨가 나타나면 20~30% 정도에서 암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전립선암은 조기에 진단하면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병이 진행된 후에는 항호르몬 치료나 항암 치료가 필요해 일부 전립선암은 악성도가 매우 높아서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전립선암을 조기 진단해 치료하는 것은 치료비를 줄일 수 있다. 치료비가 고가인 로봇 수술비는 2~3개월 정도의 항암제 가격 정도여서 초기에 진단ㆍ치료하는 것이 비용적인 면에서도 훨씬 유리하고 치료할 때 고통도 덜하기 때문이다.

박성열 한양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조기 발견하면 완치율이 90% 이상인 전립선암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40세가 넘으면 노후 대비용으로 1년에 한 번 저렴하고 간편하게 혈액검사인 전립선암특이항원(PSAㆍProstate specific antigen)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PSA는 우리 몸에서 전립선에만 존재하는데 전립선암 진단이나 추적 관찰에 중요한 지표로 쓰인다. 정상 기준은 3ng/mL 미만이다. PSA 검사에서 2.5~3ng/mL 이상으로 나오면 최종 진단을 위해 조직 검사를 한다. 조직 검사는 초음파 장비를 항문(직장) 안에 삽입하고 영상을 보면서 바늘로 전립선을 여러 번 찌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립선암 예방에 좋은 음식으로는 라이코펜 성분이 많은 토마토 등을 자주 먹는 것이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전립선암 예방에 좋은 음식으로는 라이코펜 성분이 많은 토마토 등을 자주 먹는 것이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토마토 등 라이코펜 풍부한 음식 예방 도움

전립선암은 유전적 요인이 있다. 전립선암은 10% 정도의 유전 성향을 띠고 있는데 4촌 이내 직계가족 가운데 전립선암 환자가 1명이 있으면 2.5배, 2명이 있으면 5배, 3명이 있다면 11배가량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전립선암 가족력이 있으면 30대부터 전립선암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변석수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팀이 2018년 9월~2019년 3월 분당서울대병원을 찾은 1,102명의 전립선암 환자를 분석한 결과,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게서 전립선암이 8.4%나 발생했다.

전립선암 원인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식생활 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서구식 식습관, 특히 동물성 지방의 과도한 섭취는 잘 알려진 전립선암 위험 인자다. 토마토나 녹색 채소, 당근, 브로콜리, 양배추, 마늘, 자몽, 살구 등 라이코펜이 풍부한 음식이 좋다. 토마토를 많이 먹는 이탈리아에서 전립선암 발병이 비교적 적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등 푸른 생선에 들어 있는 DHAㆍEPA 성분이 전립선암 세포 증식을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고등어 같은 등 푸른 생선을 섭취하는 것도 권장된다. 다만 붉은색 고기는 지방 함량이 높아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성열 교수는 “전립선암도 다른 질환처럼 관심을 꾸준히 가지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비만인 남성은 전립선암에 노출될 위험이 20% 정도 높아지므로 주 5회 이상, 매회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전립선암 증상과 조기 발견ㆍ예방 Tip]

-초기 증상이 없어 3분의 1 정도만 진단 시 증상 나타나

-암 많이 진행되면 배뇨 곤란ㆍ빈뇨ㆍ혈뇨 증상 동반해

-전립선비대증(배뇨 곤란)ㆍ방광암(혈뇨) 등과 오인 가능성

-전립선암 가족력 있거나, 비만이라면 30세부터 PSA 검사

-별다른 증상 없어도 40세 이상, 1~2년에 한 번씩 PSA 검사

-동물성 지방과 탄 음식은 전립선암 위험 높여

-토마토 등 신선한 채소와 제철 과일 자주 먹어야

-과체중이나 비만 해소, 꾸준한 운동 필요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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