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치료해도 3~6개월 만에 재발하는 악성 종양?

알림

치료해도 3~6개월 만에 재발하는 악성 종양?

입력
2021.03.15 20:40
18면
0 0

가장 흔한 뇌종양 ‘교모세포종’, 5년 생존율 7% 불과

가장 흔한 뇌암인 교모세포종은 방사선 치료 후 발생하기 쉽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가장 흔한 뇌암인 교모세포종은 방사선 치료 후 발생하기 쉽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교모세포종(glioblastoma)은 뇌ㆍ척수 조직이나 이를 싸고 있는 막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악성 뇌종양(암)이다. 원발성 악성 뇌종양의 80%를 차지한다. 교모세포종은 10만 명당 23명이 발생할 정도로 극히 드물게 발생하지만 5년 생존율은 7%가 되지 않을 정도로 최악의 암종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분류한 종양 가운데 가장 최악인 4등급에 속한다.

교모세포종은 다른 암보다 방사선ㆍ항암제 치료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 치료가 어렵고, 치료 후에도 대부분 재발해 사망한다. 진단 후 기대 생존 기간이 1년에 불과할 정도다. 특히 이소시트르산탈수소효소(IDH)에 유전자 변이가 없는 야생형 교모세포종이 전체 교모세포종의 90% 정도를 차지하는데 예후가 나쁜 데다 치료제도 아직 없다.

교모세포종이 발생한 뇌속 위치에 따라 팔다리 마비ㆍ언어장애ㆍ시야 장애ㆍ경련 등 다양한 증상이 생긴다. 종양이 빨리 증식되면서 뇌종양 발생 후 1~2개월 이내에 증상이 발생한다. 뇌압이 급격히 올라가면 두통ㆍ구토ㆍ의식 소실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진단은 종양 조직의 분자생물학적 검사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교모세포종이 의심되면 진단ㆍ치료 목적으로 수술로 종양을 제거한다. 종양을 없앨 때 얻은 조직을 토대로 악성 여부를 판단한다. 기존에는 조직학적 특성만으로 진단했지만 2016년 이후에는 분자생물학적 검사 결과를 토대로 진단하고 있다.

2005년 로저 스툽(Roger Stupp)이 제안한 치료법을 시행하면 교모세포종 환자의 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 후 6주간 동시 방사선ㆍ항암화학 치료를 시행하고 이후 4주간 휴식을 취한 뒤 6주 주기로 항암화학 치료를 시행한다.

재발한 경우에는 항암화학 치료와 방사선 치료, 신생 혈관 생성 차단 표적 항암제인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 치료 등을 시행한다. 하지만 교모세포종 환자의 생존 기간을 유의미하게 늘리는 것으로 알려진 치료법은 아직까지 없는 실정이다.

최정원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교모세포종으로 처음 진단된 환자의 정중생존 기간(대상이 되는 환자들의 생존 기간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값)은 12~15개월 정도로 알려져 있다”며 “그러나 표준 치료법 도입 후 삼성서울병원 환자군의 정중생존 기간은 19개월 정도로 다른 치료법을 쓴 환자군보다 유의미하게 연장됐으며, 다양한 보존적 치료법 발달로 현재는 이보다 더 늘어났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모세포종 환자는 재발이 잦아지면서, 재발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평균 3~6개월로 짧아 예후가 가장 좋지 않은 악성 종양의 하나다.

교모세포종을 예방하는 방법은 아직까지 알려진 것은 없다. 교모세포종과 연관된 환경 인자에 대해 역학 연구가 많이 진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방사선 치료를 받은 뒤 교모세포종 발병 위험을 늘릴 수 있다. 특히 어린이 환자가 전뇌 방사선 조사(照射) 후 장기 생존 시 성인에게서 종종 2차성 교모세포종이 발생할 때가 있다.

반면 천식과 알레르기 질환이 있으면 교모세포종 발병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어 면역 체계 이상과 교모세포종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일부 유전 질환에서 종양 억제 유전자나 DNA 이상 교정 유전자 결함으로 다른 종양 발생과 함께 교모세포종이 생길 수 있다.

조경기·임재준 분당차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은 교모세포종 환자 자신의 혈액에서 배양한 NK면역세포 치료제 CBT101로 6~8개월에 불과한 교모세포종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을 12개월 이상 연장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러스 원(PLOS ONE)’에 실었다. 연구팀은 재발성 교모세포종 환자 14명에게 자가 유래 NK면역세포치료제인 CBT101을 투여한 결과, 6명(42%)의 환자가 2년 이상 생존했으며, 치료가 끝난 뒤에도 효과가 장기간 유지돼 14명 환자 중 5명은 2~7년 간 병의 진행 없이 생존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