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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내내 미세먼지 '나쁨'...비상저감조치에도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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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내내 미세먼지 '나쁨'...비상저감조치에도 속수무책

입력
2021.03.12 18:30
수정
2021.03.12 18:5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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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돼서야 전국 초미세먼지 '낮음' 될 듯?
"비상저감조치는 응급처치일 뿐
장기적 농도 관리, 동북아 탄소 저감 절실?
온난화로 대기 정체 잦으면 미세먼지 장기화 우려"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이틀 연속 시행된 12일 오전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다. 연합뉴스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이틀 연속 시행된 12일 오전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다. 연합뉴스

봄철 불청객 미세먼지가 이틀 연속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매우 나쁨' 수준까지 치솟았다. 사상 최초 수도권에 7일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졌던 2019년 3월과 마찬가지로 바람 없이 대기가 정체된 게 주요 원인이다. 12일 전국에 내린 봄비도 대기 질을 개선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중부지방에서는 16일쯤에야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국립환경과학원 측정 결과, 이날 초미세먼지(PM2.5)는 서울(최고값 90㎍/㎥), 인천(122㎍/㎥), 경기(138㎍/㎥)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매우 나쁨(76㎍/㎥ 이상)' 수준까지 올랐다. 특히 충남은 한때 초미세먼지 농도가 144㎍/㎥까지 치솟았다. 미세먼지(PM10)도 경기는 한때 204㎍/㎥를 나타내는 등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온종일 '나쁨(81~150㎍/㎥)' '매우 나쁨(151㎍/㎥ 이상)'을 오갔다.

대기 질은 주말을 지나 월요일(15일)까지 이런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강경희 국립환경과학원 예보관은 "8일부터 고기압(하강기류) 영향권 안에 있으면서, 풍속이 약화하고 대기 정체가 발생해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빠져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주말 내내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농도가 높겠다"고 내다봤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주간예보에 따르면 16일이 돼서야 전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음(0~35㎍/㎥)'으로 돌아선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12일 오전 미세먼지 감축 사업장인 경기 시흥 아세아제지 시화공장을 방문해 고형연료 보일러 설비를 살펴보며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12일 오전 미세먼지 감축 사업장인 경기 시흥 아세아제지 시화공장을 방문해 고형연료 보일러 설비를 살펴보며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당해 12월~이듬해 3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등으로 "상당한 저감 효과를 거뒀다"고 자평했지만, 매년 3월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고농도 미세먼지에 맥을 못추고 있다. 정부의 이런 미세먼지 저감 대책은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금지, 석탄 발전소 가동 중지, 비산먼지 발생 사업장 운영 중단을 골자로 한다.

송창근 울산과학기술대 도시환경공학부 교수는 "비상저감조치, 계절관리제 같은 대책은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에 대기 질이 더 악화하는 것을 막는 그야말로 응급조치일 뿐"이라며 "친환경차 보급, 노후 경유차 퇴출, 산업 구조 재편과 같은 중·장기적인 대책을 통해 장기적으로 농도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12일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산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12일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산책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미세먼지가 심해질 때마다 불거지는 중국발이냐 국내발이냐 논쟁은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순태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는 "중국이 우리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지만, 중국의 미세먼지 저감 폭이 우리보다 큰 것도 사실"이라며 "누구 탓이냐를 따질 게 아니라, 동북아 전체가 탄소 배출량 저감을 지금보다 더 강력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계는 국내 대기가 이틀만 정체되면 중국 유입이 없더라도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심해진다고 보고 있다.

이대로라면 고농도 미세먼지를 부르는 한반도의 대기 정체가 지구 온난화 때문에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암울한 분석도 나온다. 김 교수는 "오늘도 일본 앞바다에서 발생한 저기압이 북진하며 우리나라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고기압 흐름을 막아 대기 정체가 발생하고 있다"며 "해수면 온도가 올라 저기압 발생이 빈번해지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기간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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