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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허세, 美 공세…G2 첫 대면회담 앞두고 상반된 공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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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허세, 美 공세…G2 첫 대면회담 앞두고 상반된 공략법

입력
2021.03.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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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미국이 고위급회담 더 원해 먼저 제안
? 진정성 있게 대화에 나서야 관계 정상화"
美 "할 말 다할 것...中 사정 봐주지 않겠다
?전략대화 아니다, 후속 예정 없어" 선 긋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0일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중국과의 이번 고위급회담은 전략대화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0일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중국과의 이번 고위급회담은 전략대화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첫 고위급회담(18일)을 앞둔 미국과 중국의 표정이 대조적이다. 중국은 “관계 정상화를 원한다면 진정성 있게 대화에 나서라”고 허세를 부리는 반면, 미국은 “사정을 봐주지 않겠다”며 파상공세를 예고했다. 양국이 다양한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도 상대의 기를 꺾으려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中, “미국이 먼저 회담 제안”

중국 외교수장인 양제츠 공산당 정치국원. 18일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블링컨 장관과의 고위급회담에 나선다. AP 연합뉴스

중국 외교수장인 양제츠 공산당 정치국원. 18일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블링컨 장관과의 고위급회담에 나선다. AP 연합뉴스


중국은 회담장소가 알래스카라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과의 관계를 신중하고 높게 평가하면서도 정치적 민감성 때문에 미 본토에서 떨어진 곳으로 장소를 정했다는 것이다. 미국이 먼저 회담을 제안한 사실도 뒤늦게 공개했다. 회담 개최 발표도 미국이 중국보다 한나절 빨랐다. 진찬룽(金燦榮)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12일 글로벌타임스에 “이번 회담은 중국보다 바이든 정부가 더 원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한국과 일본을 거쳐 중국과 회담을 갖는 것에 못마땅한 심기도 드러냈다. 양시위(楊希雨)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미국을 ‘작은 선수’, 중국을 ‘큰 선수’에 비유하며 “게임에서 배신당할 걱정에 미리 동맹을 달래고 입장을 확인하러 한일 양국을 들르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에 앞서 15~17일 일본, 17~18일 한국을 방문한다.

중국은 동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우위를 과시하며 미국을 자극했다. 사망자가 50만 명을 넘어선 미 본토와 달리 알래스카는 코로나19 상황이 비교적 양호하게 관리된 곳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이 중국 대표단을 본토로 초청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류웨이둥(劉衛東)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알래스카는 미국에서 첫 번째로 코로나 백신 접종 자격을 승인한 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美, “할 말 다할 것…전략대화 아니다”

2011년 8월 베이징을 찾은 당시 조 바이든 부통령을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이 영접하며 서로 먼저 의장대를 사열하라고 양보의 손짓을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2011년 8월 베이징을 찾은 당시 조 바이든 부통령을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이 영접하며 서로 먼저 의장대를 사열하라고 양보의 손짓을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중국 지도부의 행동에 대한 우리의 우려 (제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만 문제, 홍콩 민주주의, 신장위구르 인종학살, 경제 관계를 예로 들었다. 정치와 군사, 인권, 경제 등 중국에 껄끄러운 주제를 모두 꺼내 압박하겠다는 의미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가세했다.

미국은 용어 사용을 놓고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블링컨 장관은 10일 “이번 고위급회담은 전략대화가 아니다”면서 “현 시점에서 일련의 후속대화를 할 의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고위급 전략대화”라고 언급하자 반박한 것이다.

이처럼 미국이 손사래를 치는 건 ‘전략’이란 수식어로 인해 자칫 중국과 정상회담의 ‘전초전’으로 인식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양국은 2009년부터 매년 상대국 수도를 오가며 ‘전략경제대화’를 했는데, 대화 직후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의 만남이 성사된 전례 때문이다. 2011년 8월 당시 바이든 부통령이 중국을 찾아 시 부주석과 5박6일간 동행하기 3개월 전에 전략경제대화가 열렸고, 2015년 6월 전략대화를 개최한 뒤 3개월 후에는 시 주석이 미국을 방문했다. 이때 바이든 부통령이 직접 공항에 영접을 나와 시 주석 내외를 맞이하며 우의를 뽐냈다. 블룸버그는 “양국이 첫 회담의 설명을 놓고서도 충돌할 정도로 입장 차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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