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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도 "미얀마 사태, 유엔 나서라"... 한국 온 유학생 오체투지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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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도 "미얀마 사태, 유엔 나서라"... 한국 온 유학생 오체투지 호소

입력
2021.03.12 14:12
수정
2021.03.1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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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주한 미얀마대사관 앞에서 3년 전 입국한 경희대 유학생 헤이만(31, 오른쪽)씨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 스님들이 미얀마 민주화를 기원하며 유엔인권위 사무실까지 오체투지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주한 미얀마대사관 앞에서 3년 전 입국한 경희대 유학생 헤이만(31, 오른쪽)씨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 스님들이 미얀마 민주화를 기원하며 유엔인권위 사무실까지 오체투지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늘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응원해주세요. 지지해주세요. 미얀마의 사실을 세계에 많이 알려주세요!” (미얀마 출신 경희대 유학생 헤이만씨)

미얀마 군부의 시민 탄압이 날로 심해지면서 국내 종교계에서도 이를 규탄하는 움직임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천주교와 진보적 기독교계를 대표하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와 한국기독교협의회(NCCK)가 11일 성명을 발표해 미얀마 군부에 무력탄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 데 이어서 12일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사노위)가 국내 거주하는 미얀마 국민들과 함께 서울 한남동 주한 미얀마대사관에서부터 종로구의 유엔 인권위원회사무소까지 6㎞를 오체투지로 나아갔다. 이날 정오 무렵 시작된 오체투지는 오후 6시 인권위원회사무소에 유엔의 미얀마 사태 개입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하는 것으로 종료될 예정이다.

2021년 3월 12일 서울 한남동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국내에 거주하는 미얀마 출신 경희대 유학생 헤이만씨(왼쪽)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인권단체 관계자들이 거리에 몸을 던져 국제사회의 미얀마 사태 개입을 호소하는 오체투지를 벌이고 있다. 김민호 기자

2021년 3월 12일 서울 한남동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국내에 거주하는 미얀마 출신 경희대 유학생 헤이만씨(왼쪽)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인권단체 관계자들이 거리에 몸을 던져 국제사회의 미얀마 사태 개입을 호소하는 오체투지를 벌이고 있다. 김민호 기자

이날 미얀마 대사관 앞에는 조계종이 계획한 행진이 시작되기 이전부터 미얀마 국민들과 취재진이 모여들었다. 인터넷 등을 통해 소식을 접해 시작된 자발적 움직임이다.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해 직장에 다니고 있는 퓨퓨한(30대)씨는 “미얀마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호소했다.

조계종 사노위는 오체투지에 앞서 국민을 무력으로 탄압하는 미얀마 군부를 강력히 규탄했다. 사노위 위원장인 지몽 스님은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어느 나라보다 넘쳐야 할 나라에서 살상과 인권유린이 벌어지는 것을 보고 비탄과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면서 “오늘 우리는 오체투지로 민주주의를 위해서 죽음조차도 두려워하지 않는 애절하고 간절한 미얀마 시민들의 열망이 국제사회와 유엔의 양심을 움직일 수 있기를 염원하면서 거리에 온몸을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12일 정오 무렵 서울 한남동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국내에 거주하는 미얀마 청년들과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인권단체 관계자들이 오체투지를 시작하기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붉은 옷에 노란 조끼를 입은 경희대 유학생 헤이만(31)씨가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고 있다.

12일 정오 무렵 서울 한남동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국내에 거주하는 미얀마 청년들과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인권단체 관계자들이 오체투지를 시작하기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붉은 옷에 노란 조끼를 입은 경희대 유학생 헤이만(31)씨가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고 있다.

정오를 조금 넘긴 무렵 시작된 오체투지에는 한국 스님 4명뿐만 아니라 국내에 거주하는 미얀마 청년들 다수도 함께했다. 3년 전 입국해 경희대에서 아동학을 전공하는 헤이만(31)씨는 오체투지 출발 직전 모두 발언에서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헤이만씨는 한국어로 “미얀마에서 싸우고 있는 우리 시민들을 폭력으로 살상하는 쿠데타 독재자 군부에 저항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군부가 국가고문과 대통령을 즉각 석방할 것을 호소했다. 미얀마에 가족을 둔 헤이만씨는 “오늘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응원해주세요, 지지해주세요, 그리고 미얀마의 사실을 세계에 많이 알려주세요”라고 외치다가 말을 더 잇지 못했다. 헤이만씨는 발언 이후 취재진에게 “준비한 말이 많았는데 (떨려서) 다 하지 못했다”면서 울먹였다.

시민단체 해외주민운동연대, 재한미얀마연대와 조계종 사노위는 이날 오후 6시 인권위원회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한을 유엔에 전달할 계획이다. 서한에는 미얀마 군부가 평화로운 시위를 이어가는 미얀마 시민들에 대한 폭력과 체포, 감금과 고문을 중단하고 퇴진할 것과 유엔이 미얀마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실효적 조치를 취하라는 요구가 담겼다.

이날 행사 직전 미얀마 국민들과 비자를 연장하러 온 건설 노동자 태진욱(31)씨와 묘민탁(30)씨는 “미얀마의 가족들에 따르면 밤마다 인터넷이 차단되고 군인들이 사람을 잡아간다고 한다”면서 “한국 기업들이 미얀마 군부와 협력하면 그 돈이 총탄으로 시민들에게 되돌아온다”고 털어놨다. 태진욱씨는 “미얀마의 상황이 걱정스럽다”면서 “하루 빨리 평화가 돌아오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의 행사는 오체투지에 직접 참여하는 9명이 절을 하며 나아가고 지원 인력은 이들과 떨어져서 행진하는 식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며 진행될 예정이다.

12일 서울 한남동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오체투지가 시작되기에 앞서 경찰과 취재진, 행사 관계자들이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12일 서울 한남동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오체투지가 시작되기에 앞서 경찰과 취재진, 행사 관계자들이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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