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의 역습' 주제로 창간호 펴내
고급 서평 전문지를 표방한 ‘서울리뷰오브북스(SRB)’가 창간호(1호)를 냈다. 지난 1월 창간준비호(0호)를 낸지 두 달만의 속도전이다.
1호 특집 주제는 ‘안전의 역습’이다. 코로나19 창궐로 더 절박해진 우리 시대 안전의 지형을 살핀다. 3편의 에세이가 실렸는데 주제도 관점도 다양하다. 김홍중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무해한 사회’를 지향하는 안전의 욕망이 지난 10년 한국 사회에서 어떤 정치적 힘을 행사했는지 살피고, 권보드래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강화길과 정세랑의 소설을 따라 이 시대 여성의 공포와 대면한다. 송지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미국에서 만개하고 한국에서도 출몰 중인 젊은 세대의 ‘취소문화’를 톺아본다.
빈곤, 사회복지, 공동체의 연대 등을 키워드로 이어지는 3편의 서평도 실렸다. 특집을 기획한 조문영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이번엔 노동 현장의 안전 문제가 부족했다며 돌봄 노동과 플랫폼 노동, 이주 노동 이슈도 향후 추가할 계획이라고 적었다.
이 밖에도 창간호엔 철학, 과학철학, 경제학, 사회학, 언어학, 천문학, 역사학 전공자들이 펼쳐 놓는 다양한 서평들이 가득하다. 소설가 장강명과 김영민 서울대 교수의 짧은 소설, 가수 요조와 카툰 작가 수신지의 에세이도 빼놓을 수 없는 읽을거리다.
한국 지식사회의 더 나은 공론장을 만드는 걸 목표로 제시한 SRB는 창간호에서 몇 가지 원칙도 공표했다. ‘서평을 쓰기 위해 출판사에 책을 요청하지 않는다.’ ‘편집위원 본인, 동료, 제자의 책에 대해 서평을 쓸 때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의 상황을 밝힌다.’ ‘주례사 서평을 지양하고, 세간의 여러 금기 때문에 논해야 할 책은 회피하지 않겠다’ 등등.
편집장을 맡은 홍성욱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창간호 인사말에서 “책만큼이나 서평이 세간의 화제가 되는 세상을 꿈꾼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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