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가창댐 잠수사 사망사고 유족 "아직까지 사과 한 마디 없었다" 청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가창댐 잠수사 사망사고 유족 "아직까지 사과 한 마디 없었다" 청원

입력
2021.03.11 15:50
0 0

지난해 10월 잠수사 A씨, 가창댐 취수구 빨려 들어가... 실종 하루만에 숨진 채 발견
유족 측, 청와대 국민청원 통해 "당국과 업체 관계자들 합의나 사과 등 언급 조차 없어" 문제 해결 촉구

소방 당국이 지난해 10월 가창댐에서 수중안전진단을 하다 숨진 잠수사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대구소방본부 제공

소방 당국이 지난해 10월 가창댐에서 수중안전진단을 하다 숨진 잠수사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대구소방본부 제공

지난해 10월 대구 가창댐 내부 수중안전진단조사 도중 취수구로 빨려 들어가 숨진 잠수사의 가족이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사망 사고 이후 관리당국과 소속 업체로부터 사과의 말 한마디 없었다"며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사고 책임자 3명에 대한 재판은 내달 중 열릴 전망이다.

숨진 잠수사 A(45)씨의 누나라 밝힌 청원인은 11일 "가창댐관리사무소와 안전진단 하청업체의 안일한 대처로 동생이 희생됐다"며 "정신없이 몰아치는 수압을 견디면서 고통과 죽음의 두려움에 떨었을 동생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흐린다"고 밝혔다.

그는 "동생은 20년 경력의 베테랑 잠수사로 가창댐 하부 수중 조사를 위해 투입됐다"며 "원래 댐 내에 잠수부가 들어가면 안전을 위해 취수관 가동을 멈춰야 하지만 수중에 입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취수관 가동을 멈추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가창댐 수중안전진단 조사 도중 숨진 잠수부 A씨의 가족이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문제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지난해 가창댐 수중안전진단 조사 도중 숨진 잠수부 A씨의 가족이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문제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유족은 사고 직후 가창댐 측이 말바꾸기를 통해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고도 주장했다. 유족 측은 "애초에 방법이 없었던 것은 아닌지, 절차가 복잡해 귀찮게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나"며 "방법이 없었다고 해도 사람의 생명과 안전보다 중요할 만큼 그들에게 동생은 하찮은 작업자일 뿐이었나"고 반문했다.

그는 "가족은 하나뿐인 소중한 아들이자 동생의 억울한 죽음 앞에 매일매일 고통스러운 날을 보내고 있다"며 "동생의 빈 방을 지켜보는 부모님의 슬픔과 고통을 더 이상 견디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아직까지 가창댐 관계자와 안전진단회사 측에서는 사망 사고에 대해 어떠한 언급이나 사과의 말도 하지 않고 있다"며 "부디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관계 기관과 회사를 강력히 처벌하고 해결책을 마련해 달라"고 밝혔다.

한편 가창댐 관계자 1명과 하청업체 관계자 2명 등 3명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재판은 내달 중 이뤄질 전망이며, 이들은 대체로 혐의를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법률 대리인 법무법인 창천 노기완 변호사는 "시간이 지났지만 유가족들은 여전히 정신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며 "합의는커녕 누구에게도 사과를 받지 못했고, 유족들은 가해자들의 행태에 억울한 심정을 하소연할 곳이 없어 국민청원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창댐 취수탑과 취수구.

가창댐 취수탑과 취수구.

가창댐 잠수사 사망 사고는 지난해 10월 28일 발생했다. 당시 보트운용사 1명과 잠수사 2명이 팀을 이뤄 댐의 안전진단을 위해 수중탐사 중이었다. 잠수사 1명은 의식이 있는 상태로 수면으로 올라와 119에 구조됐지만, A씨는 실종됐다.

A씨는 수중에 열려있던 취수구로 빨려들어가 실종 하루 만에 수심 10m 지점 취수구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가창댐관리사무소는 당시 취수구 인근에서 잠수사들이 안전진단 작업을 하는데도 인근 지역 수돗물 공급을 위해 취수구 밸브를 잠그지 않았다. 가창댐관리사무소는 실종 30분만에 취수구 밸브를 잠궜다. 당시 수중은 동료 잠수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야가 흐린 상황이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수사나 재판 등 구체적인 진행 경과를 지켜본 뒤 대응 여부를 결정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