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공개
코로나 장기화로 일시휴직자-실업자 동반 증가
인플레이션? 확대 가능성 낮지만 가능성 배제 못해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일시 휴직자뿐 아니라 실업자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고용 회복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또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찾아올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하면서도 백신 접종에 따른 빠른 경기 회복, 억눌린 수요 분출 등이 물가를 예상보다 빠르게 밀어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용 상황 '최악'... 일시휴직으로는 막을 수 없는 고용 충격
한국은행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의결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의 기간을 대상으로 작성됐다.
한은은 최근 고용 부진이 심화된 점을 고려해 코로나19 3차 확산 이후 고용 상황을 분석한 내용을 이번 보고서에 별도로 담았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취업자 수는 각각 62만8,000명, 98만2,000명 감소해 코로나19 충격을 정면으로 맞닥뜨렸던 지난해 4월보다 더 크게 줄었다.
특히 올해 1월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3.7% 감소했는데, 이는 지난해 가장 낮은 수준이었던 4월(-3.5%)보다도 더 큰 감소 폭이다.
한은은 이번 고용 충격의 원인이 실업자와 일시휴직자의 동반 상승에서 왔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만 하더라도 노동시간 조정이나 일시휴직(유급휴직 및 6개월 내 복직 가능한 무급휴직)으로 버티면서 실업자 수가 크게 늘지 않았지만,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고 지난해 연말 3차 확산이 시작되면서 해고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한은은 "취업 시장 한파가 계속되면서 구직 단념자도 크게 증가했다"며 "늘어난 실업자와 일시휴직자 복직이 상당 부분 해소되기 전까지는 고용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 우려 크지 않지만... "가능성 배제 못 해"
한은은 다만 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단기간에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식료품 가격이 비싸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는 데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치솟고 있지만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확대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그동안 저물가 기조가 장기간 이어져 왔는데, 그 기반에 자동화, 무인화, 글로벌화와 같은 구조적 원인이 있었다"며 "고용 부진이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의 급격한 확대 가능성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백신 접종에 따른 빠른 경기 회복과 경제 활동 정상화가 이뤄진다면 인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봤다.
그는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가 분출되고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불러오는 공급 충격 영향이 지속된다면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이 확대될 수 있다"며 "향후 특별히 유의해서 추이를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