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아들이 총무성 간부들에게 고액 접대를 했다는 슈칸분슌(週刊文春)의 폭로로 시작된 파문이 한달이 넘도록 잦아들지 않고 있다. 통신회사 NTT로부터 접대 받은 사실이 폭로된 다니와키 야스히로(谷脇康彦) 총무심의관이 최근 경질됐지만 이번엔 유명 정치인으로 파장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일본 최초 여성 총리’ 가능성이 회자됐던 자민당의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간사장 대행이 총무장관 재임시 접대를 받은 것으로 지목됐다.
주간지 슈칸분슌은 10일 NTT의 사와다 준(澤田純) 사장 등이 총무성 장관이나 차관을 맡았던 정치인을 반복적으로 접대했다고 보도했다. 장관 규범은 관계 업체로부터 향응이나 접대를 받지 못하도록 금지돼 있는데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제보 받은 내부 문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접대 받은 문제의 인물은 4명에 총 6건이다. 구체적으로 노다 간사장 대행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중의원 의원을 명시했다. 정무관(차관급)에서 퇴임한 정치인 접대로 확대하면 총 15명, 41건에 달한다.
노다 대행은 2017년 11월 22일 다치카와 게이지(立川敬二) 전 NTT도코모 사장에게, 2018년 3월 29일 당시 무라오 가즈토시(村尾和俊) NTT서일본 사장에게 각각 접대를 받았다. 다카이치 중의원은 2019년 12월 20일과 2020년 9월 1일에 사와다 NTT 사장 등과 식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다 대행은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식사했지만 접대가 아니라 간담회였다"고 주장했다. 2017년 식사는 '기후현 출신 선배들과의 간담회'였을 뿐이며, 다치카와 전 사장도 이미 사장에서 은퇴한 상태였고 비용도 각자 지불했다는 것이다. 무라오 사장도 "첫 당선 이래 30년 이상 친하게 지낸 친구"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논란은 계속되는 분위기다.
슈칸분슌의 펜 끝이 정치인으로 방향을 틀면서, 나가타초(永田町·일본의 여의도격)는 공포에 떨고 있다는 전언이다. 분슌은 마치 다음회를 기다리게 하는 TV드라마처럼 매주 새로운 특종을 터뜨리며 일본 정·관계를 긴장시키는 존재다. 이 잡지에서 큰 폭로가 나오면 야당 의원이 국회에서 추궁하고, 부실한 해명이 나오면 기다렸다는 듯 다음주 분슌이 새로운 의혹을 내밀어 결국 인정하고 사퇴하게 만드는 식이다.
일각에선 NTT 접대 목록에 야권 인사들이 포함됐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뷴슌이 발매되는 내주 목요일까지 정치인과 고위관료들의 속은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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