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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피신 미얀마 경찰의 폭로 "시위대 죽을 때까지 쏘라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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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피신 미얀마 경찰의 폭로 "시위대 죽을 때까지 쏘라 명령"

입력
2021.03.10 14:00
수정
2021.03.10 17:0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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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 거부하고 인도로 간 경찰관들 양심 선언
'모르쇠' 군부, NLD 탄압ㆍ언론장악에만 몰두
중러 반대… 유엔 안보리, 군부 제제 합의 실패

지난달 27일 미얀마 만달레이 경찰관들이 반군부 시위대 진압을 위해 무장한 상태로 도심에 배치돼 있다. 만달레이=AP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미얀마 만달레이 경찰관들이 반군부 시위대 진압을 위해 무장한 상태로 도심에 배치돼 있다. 만달레이=AP 연합뉴스

쿠데타 군부의 명령을 거부하고 인도로 피신한 미얀마 경찰관들이 “시위대를 총격 진압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실탄 발포 자체를 부인하는 군부 주장이 허위임을 양심 선언으로 적나라하게 까발린 것이다. 귀를 막은 군부는 문민정권과 언론에 대한 탄압 수위를 높이고 있다.

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달 초 인도 동북부 마조람주(州)로 피신한 미얀마 서부 사가잉주 캄팟 경찰서 소속 타 뼁 경찰관은 “지난달 27일 상부로부터 ‘기관총을 쏴 시위대를 해산시키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초 지시를 거부한 뒤에도 ‘(시민들이) 죽을 때까지 발포하라’는 상부의 거듭된 압박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뼁씨처럼 인도로 도피한 만달레이 경찰서 소속 응은 흘에이 경찰관도 “날짜와 명확한 이행 시점은 명시하지 않은 채 총살 명령만 하달됐다”고 말했다.

함께 도망친 다른 경찰관 6명 역시 비슷한 경험담을 공개했다. 이들은 “최초 총살 지시 날짜는 지난달 27일이었으며, 군의 압력에 경찰이 시민들을 계속 상대해야 했다”고 입을 모았다. 미얀마 경찰관들을 조사한 인도 미조람 경찰서도 같은 입장이다. 스티븐 랄리노마 경찰서장은 “미얀마 시민불복종운동(CDM)이 탄력을 받은 뒤 각기 다른 장소에서 반(反)쿠데타 시위대에 발포 지시가 내려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부는 피신한 경찰관 8명의 송환을 요청했을 뿐 어떤 해명도 하지 않고 있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의 측근으로 알려진 초 먓 린씨가 군부에 구금된 뒤 9일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라와디 캡처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의 측근으로 알려진 초 먓 린씨가 군부에 구금된 뒤 9일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라와디 캡처

대신 반(反)군부 정치세력 와해와 언론 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측근 초 먓 린씨가 전날 구금된 상태에서 숨지는 등 민주주의민족동맹(NLD) 관련 인사들의 체포 뒤 고문에 의한 사망이 잇따르고 있다. 강제 폐쇄한 언론사에 병력을 보내 편집국장 등을 추가 체포하기도 했다. 무차별 기습 심야 체포도 확대되고 있다.

시민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철도공무원들은 이날 오전 군부의 관사 급습 위협에도 시위 현장에서 반군부 구호를 외쳤다. 폐쇄된 현지매체 미얀마나우와 미지마는 "어떤 방식으로든 보도를 이어가겠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얀마 소식을 전했다.

국제사회의 결단은 더디기만 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중국과 러시아 등 4개국의 반대로 군부 폭력 자제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 합의에 실패했다. 그 사이 군부는 쿠데타를 공개 비판한 초 즈와 민 주영국 미얀마 대사에 대한 소환장을 발부했다.

10일 미얀마 양곤에 위치한 '독립언론 '미지마 편집국에 군경 병력이 수색을 벌이고 철수했다. 미얀마 나우 캡처

10일 미얀마 양곤에 위치한 '독립언론 '미지마 편집국에 군경 병력이 수색을 벌이고 철수했다. 미얀마 나우 캡처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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