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의 인종차별 의혹을 폭로해 충격을 준 해리 왕손·메건 마클 왕손빈 부부가 왕실을 떠나 미국에 정착하는 데 큰 도움을 준 '키다리 아저씨'가 있다. 할리우드의 이단아로 불리는 감독 겸 배우이자 억만장자인 타일러 페리(52)다.
8일(현지시간) BBC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페리는 지난해 왕실과 관계를 끊고 앞길이 막막했던 해리 왕손 부부에 집과 경호 인력을 공짜로 지원했다.
해리 부부는 페리 소유의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베벌리힐스 저택에서 지난해 약 6개월 동안 신세를 졌다. 페리가 430만 달러를 주고 부지를 사 침실 8개와 욕실 12개가 딸린 2,200㎡ 규모로 지은 집에서였다.
지난해 1월 왕실에서 독립한 해리 부부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 아일랜드의 집에서 지냈다. 하지만, 해리 부부는 미 CBS 방송에서 방영된 인터뷰에서 밴쿠버 아일랜드의 거처가 대중에게 노출된 이후 떠날 결심을 했다고 했다. 마클은 "우리에겐 계획이 없었다. 집이 필요했고 그(페리)가 (집은 물론이고) 경호원도 쓰라고 제의했다"며 "그 덕분에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할지 궁리할 숨통이 트이게 됐다"고 말했다.
페리가 어떤 이유로 해리 부부에게 집을 내주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해리 부부는 오프라 윈프리를 통해 페리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 부부는 현재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의 몬테시토에 마련한 집에서 지내고 있다.
페리는 할리우드에서 감독, 배우, 작가 등 여러 명함을 가지고 있다. 직접 극본을 쓰고 연출 및 출연까지 한 코미디 영화 '마데아' 시리즈로 돈방석에 올랐다. 페리의 지난해 자산은 약 10억 달러. 10년 전에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연예인 소득 순위에서 페리는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가수 엘튼 존 등을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유년시절 양아버지의 학대를 받았고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한때 노숙자로 지냈다. 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페리는 흑인 가정의 가난과 가정폭력을 직접 만든 영화와 드라마, 연극 등에서 풍자했고, 흑인들의 지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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