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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의 안개와 백파이프 소리를 닮은 여행 에세이

입력
2021.03.0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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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금난새 성남시향 지휘자의 멘델스존 교향곡 3번 '스코틀랜드'

편집자주

'오케스트라 음악의 꽃'으로 불리는 교향곡(Symphony). 국내 최대 교향곡 축제가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립니다. 한국일보는 '한화와 함께하는 2021교향악축제'에 참가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들과 무대에서 연주될 교향곡을 '하루에 하나씩' 소개합니다.


30일 열리는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에서 멘델스존 교향곡 3번을 무대에 올리는 성남시향의 지휘자 금난새. 예술의전당 제공

30일 열리는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에서 멘델스존 교향곡 3번을 무대에 올리는 성남시향의 지휘자 금난새. 예술의전당 제공


1829년 스무살 청년 멘델스존은 유럽 여행의 일환으로 처음 영국 땅을 밟았다. 영국에서도 그레이트브리튼섬 북부에 있는 스코틀랜드는 작곡가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영국 북쪽의 목가적인 풍경과 우중충한 날씨는 창작 의욕을 자극했다. 멘델스존은 여행에서 만난 스코틀랜드를 교향곡에 담아내는 작업에 즉시 돌입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라는 이름으로 교향곡 3번이 나오기까지 무려 13년이나 걸렸다. 스코틀랜드와 비슷한 시기에 방문해 영감을 얻어 만든 교향곡 4번 '이탈리아'는 작곡에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만큼 교향곡 3번을 쓰는 일이 더 어려웠고, 작곡가의 애착이 깊게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3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교향악축제'의 개막공연 주인공은 바로 이 교향곡이다. 금난새 지휘로 성남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한다.


지휘자 금남새와 성남시향. 예술의전당 제공

지휘자 금남새와 성남시향. 예술의전당 제공


금난새는 교향곡 3번을 두고 "멘델스존의 특징인 아름다운 선율과 스코틀랜드의 안개에 싸인 분위기를 잘 표현한 작품"이라며 "'피아니시모 교향곡'이라는 별명대로 코로나19로 지친 관객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교향곡 '스코틀랜드'의 주제에는 방랑하던 멘델스존의 영감을 자극했던 스코틀랜드 유적지의 진지함이 들어있다. 그러면서도 선율이 친근하고 우아하다. 금난새는 "멘델스존의 무언가(無言歌) 한 편을 관현악곡으로 옮긴 듯한 느낌"이라고 묘사했다.

교향곡 3번의 진가는 2악장과 클라리넷에서 드러난다. 금난새는 "2악장에서는 소박한 민요선율이 돋보이는데 클라리넷의 재기발랄한 노래가 인상적"이라고 했다. 멘델스존의 스코틀랜드 민속음악 소개 방식을 두고 작곡가 바그너도 감탄할 정도였다. 금난새는 "4악장에서도 클라리넷과 오보에가 등장해 스코틀랜드의 상징인 백파이프 소리를 떠올리게 만드는데, 영국 역사의 자부심을 자랑하며 웅장하게 곡이 끝난다"고 설명했다.

교향곡 3번은 다른 교향곡들과 달리 모든 악장이 끊어지지 않고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일반적으로 느린 2악장과 경쾌한 3악장의 순서가 바뀌어서 멘델스존은 교향곡 3번의 2악장에 빠르고 유쾌한 춤곡을, 3악장에 로맨틱한 독일 낭만음악을 담았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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