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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신문 "램지어 논문, 유해한 거짓말"…침묵 지킨 학교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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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신문 "램지어 논문, 유해한 거짓말"…침묵 지킨 학교 맹비난

입력
2021.03.08 22:05
수정
2021.03.08 22:09
0 0

'하버드 크림슨' 사설
"허위정보 전달, 학문의 자유 대상 아니다" 일축

하버드대 신문 웹페이지 캡처

하버드대 신문 웹페이지 캡처

하버드대 교내신문 '하버드 크림슨'이 8일(현지시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계약 매춘부'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매우 유해한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기본적 사실에 반하는 논문을 출판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한 달 넘게 이어진 논란 속에서도 침묵으로 일관한 학교 측에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신문 편집진은 이날 '위안부 여성에 관한 램지어의 거짓말은 더 깊은 곳이 썩었음을 시사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실재적 근거가 없는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2차 세계대전 전후로 일본군이 최대 20만명의 위안부를 성노예로 삼았고 그 생존자들이 수십년간 강력한 증언을 해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또 "램지어의 논문 작성 의도가 무엇이든 위안부 여성의 존재 자체는 물론 이들이 겪은 트라우마를 부인하는 편에 확성기를 쥐여줬다"며 그 자체로 실질적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램지어 논문 옹호론자들의 '학문적 자유' 주장도 정면 반박했다. 허위정보를 전달하는 논문은 학문적 자유 보호영역에 놓일 수 없다는 이유다. 편집진은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이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를 부정하는 논문을 옹호하는 사람은 없다"며 "아이디어가 위험하고 사실적으로 정확하지 않을때 (논문의)출판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했다. 램지어의 거짓말을 출판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라는 입장이다.

편집진은 램지어 논문 논쟁에 무대응으로 일관한 하버드대도 '공모자'라고 규정했다. 램지어 교수를 비판하는 연판장에 1만명 이상 개인과 단체가 서명한 상황에서도 대학 측이 침묵을 지킨 데 따른 비판이다. 하버드라는 이름 자체가 어떤 주장이든 타당성을 부여하는 만큼 그 권위를 올바로 사용토록 관리하는 게 학교 측의 임무라고 주장했다. 편집진은 "(하버드라는 이름이 주는) 신뢰성을 성폭력 생존자가 실제로 입은 피해를 부인하는 데 사용하는 것은 램지어와 하버드대 모두가 책무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하버드대는 램지어가 반드시 잘못된 행동의 대가를 치르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편집진은 이날 사설이 정기 편집위원회 회의 결과 다수의 견해를 반영해 작성됐다고 밝혔다. 또 보도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사설 관련 의견을 밝히고 투표한 편집위원은 앞으로 관련 보도에 개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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