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포스코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현대차 등 주요 상장사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이달 말까지 이어진다. 코로나19로 올해도 대부분 기업은 온라인 비대면 주총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지난해 ‘코로나 특수’를 거둔 기업은 파격 배당금 승인을 안건으로 상정했고, 경영권 분쟁을 겪는 기업은 이른바 ‘3% 룰’을 바탕으로 표 대결을 벌이게 된다. 이밖에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ESG)' 경영 강화에 따른 주주 가치 제고와 여성 사외이사 선임, 사업 개편 등도 주요 안건에 오를 예정이다.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나서나
7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12일 올해 처음으로 온라인 생중계 주총을 시작한다. 양방향 온라인 소통도 가능한 방식이다. 삼성전자도 창사 이래 처음 온라인 생중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와 네이버도 온라인 주총을 생중계할 계획이다.
다만 온라인으로는 현행법상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하므로 주주는 사전에 전자 투표ㆍ서면 투표ㆍ의결권 대리 등 비대면 방식 의결권 행사가 필요하다.
기업마다 굵직한 안건이 논의될 예정이다. 포스코 주총의 최대 관심사는 최정우 회장 연임과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투자 기업에 대한 경영 참여) 실행 여부다.
최근 정치권은 중대재해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포스코를 공개 저격하고 나섰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까지 나서 “국민연금은 포스코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국민기업이 되도록 스튜어드십 코드를 제대로 실행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로 촉발된 CJ대한통운의 산업재해 방치 논란도 이번 주총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CJ대한통운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3%룰' 경영권 분쟁 변수되나
특히 올해부터는 감사위원을 다른 등기이사와 분리해 선출해야 한다. 상법 개정으로 감사위원 선임에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3%로 제한하는 일명 3%룰이 도입된다. 이 때문에 경영권 분쟁을 겪는 기업에는 새 규정이 변수가 될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상무의 주주제안으로 이번 주총에서 표대결이 예상된다. 박 상무는 배당성향을 크게 높일 것을 주문했고,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의 교체를 요구했다.
‘형제의 난’이 발생한 한국앤컴퍼니도 30일 주총에서 감사위원 선임을 두고 장남 조현식 부회장과 차남인 조현범 사장이 맞붙는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특별 배당금 성격의 10조7,000억원(주당 1,578원)에 대한 승인 건이 상정된다. 또 3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김기남 부회장과 김현석ㆍ고동진 사장 등 사내이사의 재선임 안건도 다뤄질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번 주총에서 기존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확대ㆍ개편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주총을 통해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는다.
최근 주당 7,000원의 연간 배당액을 확정하며 통합 지주사 출범 이후 최대 배당을 발표한 SK㈜도 이에 대한 승인 건을 주총에서 다룬다. ㈜LG 주총에서는 구본준 고문이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 계열사를 갖고 독립하는 계열 분리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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