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차로 감소했지만 교통체증은 없어
"월요일 출퇴근 시간대 보고 판단해야"?
변경된 도로 상황 몰라 운전자 우왕좌왕
일부 시민 버스정류장 못 찾아 헤매기도
서울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로 6일부터 서쪽 세종대로(세종문화회관 앞)가 폐쇄됨에 따라 동쪽 세종대로(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만 양방향 통행이 시작됐다. 폐쇄 첫날엔 우려와 달리 차량 소통이 원활했지만 변경된 도로 사정을 뒤늦게 알게 된 시민들은 혼란을 겪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날 0시를 기점으로 광화문광장 서쪽 도로를 폐쇄한 뒤, 동쪽 도로를 기존 편도 5차로에서 양방향 7~9차로(주행차로는 7차로)로 확장했다. 전체 주행차로는 기존 10차선에서 3개 차선이 줄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로 폐쇄된 서쪽 도로는 오는 11월까지 광장으로 편입돼 도심 보행로로 변신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공사로 빚어질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통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종합교통대책을 마련했다. 주변지역 교차로 통행 개선, 교통신호 운영 최적화, 지하철 증편 등이 주요 내용이다.
서쪽 도로 폐쇄 첫 날인 이날 오전 현장을 찾아보니 차량 소통은 비교적 원활했다. 특히 광화문으로 향하는 상행선 차도에는 차량 행렬이 한동안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한산했다. 오후로 접어들면서 교통량이 점차 늘어났으나, 이렇다 할 교통체증은 발생하지 않았다. 주말을 맞아 라이딩에 나선 자전거족들도 제 속도를 유지한 채 도로를 오갈 수 있었다. 반면 서쪽 도로는 바리케이드로 둘러싸인 채 텅 비어있었다.
교통체증은 없었지만, 변경된 도로 상황에 익숙치 않은 일부 시민들은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운전자들은 기존 서쪽 세종대로 진입로에서 교통안내를 하는 모범운전자회 회원을 본 뒤에야 다급히 기존 차선으로 되돌아갔고, 일부 운전자는 당황한 듯 창문을 내려 길을 묻기도 했다. 버스를 이용하려는 승객들은 바뀐 버스정류장 위치를 못 찾아 이곳저곳을 오갔다. 경기 용인시로 가기 위해 광역버스를 기다리던 이소윤(17)양은 "경찰에게 물어 겨우 정류장을 찾았다"며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 어색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말을 맞아 통행량이 적었던 만큼 출근행렬이 본격화할 월요일 상황을 지켜보고 교통체증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교통안내를 한 모범운전자회 소속 김모(69)씨는 "토요일이라 평소보다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았지만, 차량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는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했다.
서울시는 그러나 우려했던 교통체증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광화문광장 주변 반경 1.5㎞ 지역의 교통흐름을 모의 분석한 결과, 종합교통대책을 가동할 경우 세종대로 전 구간의 평균 통행속도가 시속 21㎞로 나왔다. 교통대책을 시행하지 않았을 때 예상되는 평균 속도(시속 19㎞)보다 빠르고, 2019년 연평균 속도(시속 21.6㎞)와 비슷한 수준이다. 광화문광장 주변 7개 교차로의 대기행렬도 공사 전 159m에서 대책 시행 후 131m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왔다. 교통체증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일부 시민들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 종료 이후를 걱정했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10여년째 거주하고 있는 강모(64)씨는 "지금보다 도로가 넓었을 때도 집회·시위만 있으면 꽉 막혀 불편했는데, 도로가 좁아지면 더 불편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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