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美 '미신 정치' 만연… 바이든 "마스크 벗어? 네안데르탈인 사고"

알림

美 '미신 정치' 만연… 바이든 "마스크 벗어? 네안데르탈인 사고"

입력
2021.03.04 14:00
0 0

공화 소속 텍사스·미시시피 주지사 맹비난
감염병 최고권위자 파우치 "현명하지 못해"
CNN "아직 과학·정치 간 결투 끝나지 않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 다이닝룸에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 다이닝룸에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규제를 폐지한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을 강하게 비난했다. ‘네안데르탈인’이라는 노골적 표현까지 동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했지만 그가 남긴 유산 ‘과학을 경시하는 코로나 정치’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백악관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ㆍ미시시피 등 일부 주(州)가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철폐한 데 대해 “큰 실수”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껏 마스크가 변화를 만들어 냈다는 점을 모든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며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은 ‘모든 게 괜찮으니 다 잊고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네안데르탈인적 사고”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과학을 따르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critical)”며 ‘대단히 중요한’이라는 단어를 네 번이나 반복한 뒤 “손을 씻어라. 자주 그렇게 해야 한다. 마스크 쓰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라”고 주문했다.

그는 “여러분 모두 아는 내용”이라며 “젠장, 일부 선출직 관료들도 이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질책하기도 했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그간 공중보건 관리들은 특정 주를 거론하지 않은 채 지금은 규제를 해제할 때가 아니라고만 반복해 왔다”며 “바이든의 언급은 백악관의 레토릭(수사)이 확장됐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걱정은 백악관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미 감염병 분야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이날 전미 식품ㆍ상업노동자노조(UFCW)와의 타운홀 미팅에서 두 개 주의 결정을 “현명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에 그 일(마스크 의무화 해제)이 벌어졌을 때 변함없이 다시 급증하는 걸 봤다”며 “위험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텍사스주가 규제를 풀고 경제활동 재개에 앞장선 뒤 코로나19 집중 발생 지역이 됐던 지난해 여름을 상기시킨 것이다.

보건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다. 텍사스주 앨러스카운티의 보건국장 필립 황은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여전히 너무 이르다. 우리는 모두 정상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지금은 완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지워싱턴대 의학 교수 조너선 라이너도 CNN방송에 “이것은 거대한 실수”라며 “우리는 이 영화를 이미 본 적이 있고 좋게 끝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성급한 보건규제 완화가 변이 코로나가 번성하는 데에 필요한 대형 배양 접시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CNN은 “워싱턴(바이든 행정부)과 몇몇 주 사이의 충돌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난 뒤에도 과학과 정치 간의 결투가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앞서 2일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테이트 리브스 미시시피 주지사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고 모든 종류 사업장과 점포가 정원의 100%까지 손님을 받아 영업해도 된다고 발표했다. 두 주지사는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와 입원 환자가 감소했고 백신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완화 조치의 이유로 거론했다. 둘은 모두 공화당 소속이다.

권경성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