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국제형사재판소, 팔레스타인 탄압 이스라엘 전쟁범죄 조사 개시

알림

국제형사재판소, 팔레스타인 탄압 이스라엘 전쟁범죄 조사 개시

입력
2021.03.04 08:34
수정
2021.03.04 09:46
0 0

2014년 '50일 전쟁'·유대인 정착촌 확대 등 조사 예정

파투 벤수다 국제형사재판소 검사장이 팔레스타인 영토 내에서 벌어진 이스라엘의 전쟁범죄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AP 연합뉴스

파투 벤수다 국제형사재판소 검사장이 팔레스타인 영토 내에서 벌어진 이스라엘의 전쟁범죄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AP 연합뉴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벌어진 이스라엘의 전쟁범죄에 대해 공식 조사에 착수한다. 지난달 ICC가 요르단 서안을 비롯한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사법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팔레스타인은 즉각 환영했고 이스라엘은 크게 반발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파투 벤수다 ICC 검사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랜 폭력과 불안의 악순환에 깊은 고통과 절망에 시달린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양측의 희생자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5년여간 공들여 예비조사를 한 끝에 조사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2019년 ICC는 이스라엘이 장악한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요르단강 서안, 가자지역 등에서 전쟁범죄가 저질러졌으며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모두가 기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예비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벤수다 검사장은 “2014년 6월 13일 이후 ICC의 사법 관할권 내에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범죄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며 “조사는 독립적이고 공정하며 객관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ICC의 조사는 2014년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군사행동과 동예루살렘 ·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유대인 정착촌 확대 등에 초점을 맞춘다. 2014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이른바 ‘50일 전쟁’)으로 팔레스타인에서 민간인 1,500명을 포함해 최소 2,200명이 사망했다. 또 지난 2018년 3월 가자지구 분리 장벽 근처에서 이스라엘의 점령정책을 규탄하는 시위가 시작된 뒤 팔레스타인인 300여명이 이스라엘군에 피살됐다.

2015년 ICC에 가입한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ICC의 수사를 줄기차게 요구해 온 팔레스타인은 이번 결정을 크게 반겼다.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외무부는 “평화에 필요한 정의와 책임을 구현하려는 팔레스타인의 열띤 노력에 도움이 되는 조치”라고 반기며 “점령자 지도부가 팔레스타인 주민을 상대로 저지른 범죄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이며 광범위했다”고 지적했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도 “이스라엘의 점령 전쟁 범죄를 조사하겠다는 ICC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우리의 희생에 대한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길”이라고 논평했다.

반면 조사 대상이 된 이스라엘은 강력히 반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ICC의 결정은 반유대적 성격의 위선”이라며 “수치스러운 결정이 취소될 때까지 진실을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ICC의 전쟁범죄 조사가 시작될 경우 전쟁에 관여한 정부 및 군 고위인사 수백 명이 기소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들이 국외 여행을 갔다가 체포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자들에게 ICC 조사 상황 등을 공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표향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