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에 울먹인 오세훈...10년 전 '중도사퇴 과오' 결자해지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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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에 울먹인 오세훈...10년 전 '중도사퇴 과오' 결자해지 나선다

입력
2021.03.04 10:40
수정
2021.03.04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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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오세훈, 누구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후보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후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10년 전 서울시장 중도 사퇴로 서울시민 여러분과 국민의힘에 큰 빚을 졌습니다. 이렇게 나서는 게 맞는지 오랜 시간 자책감에 개인적 고뇌도 컸습니다. 그러나 미력하나마 앞장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4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당내 경선 출마의 변이다. 그는 2006년과 2010년 지방선거에서 연거푸 당선된 재선 서울시장 출신이다. 2011년 무상급식 주민 투표에 시장직을 걸었다가 냉랭한 민심에 투표가 무산돼 스스로 물러났다. 10년이 지난 올해 그는 "속죄하는 마음으로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 후보는 후보 수락연설을 시작하며 잠시 울먹였다. "지난 10년 동안 많이 죄송했다"고 사과부터 했다. "임기를 다 마치지 못 한 시장으로서 10년을 살아오면서 죄책감과 자책감을 가슴에 켜켜이 쌓았다"며 "'다시 한번 열심히 뛰어서 서울시민 여러분께 지은 죄를 갚으라'는 격려이자 질책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을 살리느냐, 무너져내리게 하느냐를 결정하는 갈림길"이라면서 "반드시 승리해서, 무능하고 잘못됐는데도 아무런 양심 가책 없이 가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분명한 경종을 울리겠다"고 약속했다.


'아파트 일조권 소송'... 스타 변호사에

MBC 법률 프로그램 '오 변호사, 배 변호사'의 진행자인 배금자(왼쪽) 변호사와 오세훈(오른쪽) 변호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오 후보는 1961년 서울에서 1남 1녀 중 첫째로 태어나 서울 대일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4년 사법시험을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했는데, 1993년 '아파트 일조권 소송'을 맡아 승소한 것으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인천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일조권이 침해됐다며 집단 행동에 나섰는데, 오 후보가 대리인을 맡아 헌법상 환경권이 실질적인 권리로 인정받는 최초의 판례를 만들었다. 이후 1996년 SBS '그것이 알고싶다' 진행자로 발탁돼 스타 변호사가 됐다.



정계 입문과 개혁 소장파 활동... '오세훈법'으로 정치 개혁 한 획

2004년 1월 7일 오세훈 당시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오 후보는 2000년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서울 강남을에서 출마해 당선됐다. 당시 남경필·원희룡·정병국 전 의원과 함께 '미래연대'를 이끌며 소장 개혁파로 주목받았다. 16대 국회 임기 말엔 기업의 정치자금 후원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한 '오세훈법'(정치자금법 개정안) 통과를 주도했다. 17대 총선을 앞두고 '5·6공 인사 용퇴론'을 주장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역대 최연소 재선 서울시장... 차기 대권 반열에

2006년 6월 1일 오세훈(왼쪽) 서울시장 당선자가 서울시청을 방문, 시청 접견실에서 이명박 시장을 만나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잠시 정계를 떠나있던 오 후보는 2006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 강금실 열린우리당 후보를 61% 대 27%,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당시 나이 45세로, 역대 최연소 서울시장이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단숨에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올라섰다.



'무상급식 파동'으로 중도 사퇴... 정치 인생 '흑역사'

오세훈 서울시장이 2011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따른 향후 거취에 관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던 중 무릎 꿇어 인사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그러나 2011년 '무상급식 파동'으로 오 후보는 휘청거렸다. 당시 민주당이 다수였던 서울시의회가 보편 무상급식을 시행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통과시키자, 오 후보는 거세게 반발했다. 그는 서울시장직을 걸고 무상급식 찬반 주민 투표를 실시했지만 투표율 미달로 개표도 해보지 못하고 시장직을 내놨다. 이 사건은 오 후보 정치 인생에서 최대의 오점으로 남았다. 그는 이번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하면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출마한다"고 밝혔다.



20·21대 총선에서 내리 낙선... 정치적 타격 커

21대 총선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오세훈 전 시장. 연합뉴스


오 후보는 2016년 20대 총선을 통해 다시 여의도 문을 두드렸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정세균 당시 민주당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는 서울 광진을에서 정치 신인인 고민정 민주당 의원에게 패하는 좌절을 겪었다. 연이은 패배로 그의 정치적 미래가 거의 끝났다고 점치는 사람이 많았지만, 화려하게 부활했다.


"보궐선거 다음날부터 능숙하게 업무 시작"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오 후보 선거캠프의 슬로건은 '4.8.1.첫날부터 능숙하게'다. 선거 다음날인 4월 8일부터 제대로 일(1)할 준비가 됐다는 뜻이다. '재선 서울시장 경험'은 오 후보가 강조하는 장점이다. 그는 이를 '비장의 무기'라고 부른다.

다만 오 후보의 '완전한 부활'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그는 '준준결승'만 통과했을 뿐, 준결승(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후보 단일화)과 결승(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본선)이 남아 있다. 4월 8일, 그는 서울시청으로 다시 출근할 수 있을까.




박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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