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청 제공
초등학교 3학년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20대 부모가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숨진 여아가 지난해 학교에 자주 나오지 않고 원격수업도 제대로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여아는 사망 당일이자 신학기 개학 첫날에도 등교를 하지 않았는데, 학교 측 대처가 미온적이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3일 인천경찰청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숨진 A(9)양의 친모 B(20대)씨와 계부 C(20대)씨는 전날 딸이 다니는 초등학교 교사에게 연락해 "딸이 기저질환이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면 안 돼 보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은 신학기 개학 첫날로, 실제 A양은 등교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 학교에 다니는 A양의 오빠(10)는 정상적으로 등교했다. B씨 부부는 A양이 골종양을 앓고 있으며 A양의 오빠도 기저질환이 있다고 학교 측에 얘기하고 관련 서류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A양과 A양의 오빠는 지난 2019년 8월 현재 학교로 전학을 왔으며 그 해에는 정상적으로 학교를 다녔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A양 남매 모두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제대로 받지 않았다. B씨는 전 남편과 이혼한 뒤 C씨와 재혼했으며 C씨와 함께 두 아이를 키운 것으로 확인됐다. A양 가족은 지난 2018년 인천으로 이사를 왔으며 이후 아동학대로 신고된 경우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측에서 가정방문을 시도했으나 A양 부모가 '집에 아무도 없다'는 등 완강하게 거부해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교 측에서 대처가 부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A양은 전날 오후 8시 57분쯤 인천 중구 운남동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양의 턱에서는 열상이, 이마와 다리 등에서는 멍 자국이 발견됐다. 119에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고 신고한 B씨 부부는 소방당국에 "아이가 새벽 2시쯤 넘어졌는데, 저녁에 보니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소방당국으로부터 공동 대응 요청을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양 몸에서 발견된 멍 자국 등을 토대로 B씨 부부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A양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후부터 B씨 부부를 상대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며 "조사 후에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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