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이 많이 뛰어드는 서비스 업종 대출금이 지난 한 해 139조원 가까이 늘어나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데다 업황 회복도 다른 업종에 비해 느렸기 때문이다. 빚을 내 겨우 버티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비스업 대출 연간 18.7%↑... 희비 갈린 자영업-부동산·금융업
3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산업의 대출금 잔액은 1,393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5.4% 증가했다. 한 해 만에 185조9,000억원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 폭 증가액이자 증가율이다.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코로나19 타격을 심각하게 받은 서비스업의 대출 증가세다. 서비스업 대출금은 지난 한 해 동안 138조8,000억원(18.7%)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 증가액과 증가율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체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880조8,000억원으로 전체 대출 잔액의 63.2%를 차지하기도 했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장사가 안 돼서' 빚이 늘어난 항목은 자영업자들이 대부분인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이다. 특히 코로나 3차 재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지면서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4분기 대출액이 2조3,000억원으로 직전 분기(1조4,000억원)에 비해 증가하며 연간 21.3%에 달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중 호황을 맞아 대출이 커진 분야도 있다. 부동산업은 건물 신·증축 등 설비투자를 위한 자금 수요가 높아지면서 대출이 크게 늘었다. 또 금융 및 보험업은 여유자금이 늘어난 자산운용사나 증권회사가 기업어음(CP)을 대거 매입하며 빚 규모가 커졌다.
반면 제조업은 업황이 회복되면서 4분기 대출이 오히려 2조2,000억원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 제조업 대출 잔액은 392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보통 기업이 연말엔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대출 일시상환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제조업 업황이 회복되면서 대출 증가폭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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