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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X박보검의 '서복'이 극장과 티빙을 동시 선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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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X박보검의 '서복'이 극장과 티빙을 동시 선택한 이유

입력
2021.03.03 16:10
수정
2021.03.03 18:5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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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선 공개 방식 깨고 4월 15일 동시에 선보여

공유와 박보검이 주연한 화제작 '서복'은 극장과 티빙에서 다음 달 15일 동시 공개된다. CJ ENM 영화사업본부 제공

공유와 박보검이 주연한 화제작 '서복'은 극장과 티빙에서 다음 달 15일 동시 공개된다. CJ ENM 영화사업본부 제공


배우 공유와 박보검이 주연한 대작 영화 ‘서복’이 극장과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에서 동시 공개된다. ‘사냥의 시간’과 ‘승리호’ 등이 넷플릭스로 직행한 적은 있지만 극장과 OTT 동시 공개는 사실상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영상산업 재편이 더 가속화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①165억원 대작의 고육지책

영화 투자배급사 CJ ENM 영화사업본부와 제작사 스튜디오101 등은 ‘서복’을 다음 달 15일 극장과 OTT 티빙에서 동시에 선보인다고 3일 밝혔다. 티빙은 CJ ENM의 자회사다.

‘서복’은 제작비 165억원이 들어간 충무로 기대작이다. ‘건축학개론’(2012)으로 411만 관객을 모은 이용주 감독의 신작이다. 인류 최초 복제인간인 서복(박보검)과 그를 극비리에 옮기게 된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이 예기치 않은 상황을 맞으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다. 지난해 연말 극장 개봉을 하려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면서 공개를 무기 연기했다. 극장 개봉이 미뤄지면서 OTT로 직행한다는 소문이 영화계에 무성했다. CJ ENM 영화사업본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의 시각과 니즈가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복’ 역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더 많은 관객과 만나기 위해 티빙에서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티빙 가입자는 ‘서복’을 추가 요금 없이 볼 수 있다.

‘서복’의 선택은 고육지책이다. 극장 관객이 코로나19 이전보다 70%가량 증발한 상태에서 극장개봉만으로는 수익은커녕 제작비조차 회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CJ ENM으로부터 물적 분할을 해 설립된 티빙은 OTT 시장 다툼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서복’ 같은 화제작이 절실했다. 전성곤 CJ ENM 영화사업본부 홍보팀장은 “배급사는 극장 이외에도 수익을 내야 하는 상황이었고, 티빙은 경쟁력 강화가 시급했다”며 “양쪽의 필요가 맞아떨어진 경우”라고 말했다.

영화 '서복'은 제작비 165억원이 들어간 충무로 기대작이다. CJ ENM 영화사업본부 제공

영화 '서복'은 제작비 165억원이 들어간 충무로 기대작이다. CJ ENM 영화사업본부 제공



②티빙 OTT 전쟁 속 공격적 투자

영화계는 ‘서복’의 사례가 ‘극장→주문형비디오(VOD)→DVD’ 순으로 이어지던 상영 모델을 깨고 새로운 상영 방식 중 하나로 정착할지 눈여겨보고 있다. 코로나19로 극장 개봉을 건너뛰고 넷플릭스행을 택하던 국내 영화들에 대안이 될지도 주목된다.

극장과 OTT 동시 공개는 넷플릭스가 첫 시도를 했다. 하지만 ‘옥자’(2017) 등 넷플릭스 영화는 극장들의 반발로 소수 극장에서만 상영됐다. 극장과 OTT 동시 공개는 지난해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본격 실시되며 새로운 영화 상영 방식으로 주목받아왔다.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 워너 브러더스는 지난해 12월 블록버스터 ‘원더 우먼 1984’를 극장과 자사 OTT인 HBO플러스에서 동시 공개해 파장을 불렀다. 워너 브러더스는 올해에 한해 자사 영화를 모두 극장과 HBO플러스에서 동시 공개한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지난해 ‘뮬란’과 ‘소울’을 자사 OTT인 디즈니플러스에서만 선보이기도 했다. 코로나19 이전 미국에서는 영화 대부분이 극장 상영 90일 이후 VOD 등 부가판권시장으로 넘어갔다. 한국에서는 3주가 관례다.

업계는 CJ ENM 영화사업본부가 국내 최대 투자배급사인 점도 주목하고 있다. 안중근 의사의 삶을 그린 대작 ‘영웅’(감독 윤제균) 등 지난해 개봉을 미룬 CJ ENM 영화사업본부 화제작들과 앞으로 만들어질 영화들이 ‘서복’의 길을 갈 수도 있어서다. 전성곤 팀장은 “동시 공개를 계속하겠다는 정책 방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서복’에만 적용될 거라고 말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티빙과 넷플릭스 등이 OTT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점도 변수다. 티빙은 콘텐츠 확보를 위해 3년간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티빙은 JTBC와 콘텐츠를 공동 개발하고 네이버와 제휴를 맺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 국내에서만 5,500억원을 쓸 방침이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극장업과 투자배급업을 겸업하는 정상진 엣나인 대표는 “‘서복’이 OTT로 직행하지 않고 극장과 상생을 추구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영화사의 OTT 종속화 등 여러 문제점이 생길 만하다”고 지적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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