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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 땐 아이가, 하교땐 엄마가...설렘 가득한 첫 등교

입력
2021.03.0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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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다솔초 244명 입학식 가보니

2일 오전 입학식이 열린 수원 장안구 다솔초. 1학년 아이들이 교실에 들어가기 위해 두 줄로 서 있다. 임명수 기자

2일 오전 입학식이 열린 수원 장안구 다솔초. 1학년 아이들이 교실에 들어가기 위해 두 줄로 서 있다. 임명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조금 완화 된 2일 오전 경기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 다솔초교 앞.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만이자 올 해 첫 등교하는 날이지만 1학년 신입생들에게는 학교라는 낯선 곳에 첫 발을 내딛는 날이다 보니 학부모들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9시 40분쯤 엄마 또는 아빠, 할머니 등의 손을 잡고 등교한 아이들의 눈빛은 잔뜩 긴장한 어른들과 달리 설렘이 가득했다. 뭐가 그리 궁금한지 보이는 건 무조건 “엄마 이게 뭐야”라며 물어보기 바빴다.

학교와의 친근감을 주기 위해 학교 측이 마련한 알록달록 풍선으로 꾸민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고, 학교 바닥에 그려진 게임놀이도 즐기는 등 마냥 신났다.

신입생 A양은 “학교 가고 싶어 일찍 누웠는데 잠이 잘 안 왔어요”라며 “학교에 오니까 너무 좋아요”라며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A양 부모는 “빨리 학교에 가고 싶다고 얼마나 설쳐대는지 나도 잠을 제대로 못잤다”며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즐겁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아이들을 보지 못했다는 한 교사도 “작년엔 코로나19 때문에 아이들을 못 봤는데 다시금 이렇게 만나니 너무 귀엽고 예쁘다”며 “잠시 뒤 아이들과 만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벅차다”고 했다.

교실에 들어간 아이들은 투명 가림막이 설치된 책상에 앉아 교장선생님의 환영 인사영상 시청, 복도에서 뛰지 않기, 화장실 위치 등 학교생활에 대한 안내를 받았다. 이어 ‘왕관만들기’ 수업도 진행됐다. ‘왕관만들기’는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라는 의미로 진행된 수업이다.

선생님이 “친구들”이라고 부르자 아이들은 신났는지 “네”라고 크게 대답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적막하기만 했던 교실에 생기가 넘쳤다.

학교 측은 이날 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신입생 244명의 등교를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우선 등교 수업을 하는 2~4학년 학생은 오전 9시까지 등교를 마쳤다. 이어 오전 10시부터 1학년 9개 반을 3개 반씩, 20분 간격으로 분산 등교시켰다. 학부모는 건물 입구까지만 들어올 수 있도록 했고, 입학식도 부모님 없이 각 반에서 반별로 실시했다.

2시간 여 지난 오전 11시 50분쯤. 하교시간에 맞춰 엄마들이 다시 교문 앞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이가 나오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엄마들의 질문공세가 이어졌다.

“오늘 뭐 했어”부터 시작해 “선생님 어때, 좋아”, “재미있었어” “반 친구는 어땠어” 등 아이의 첫 수업에 대한 설렘과 궁금증에 아이가 답변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질문을 쏟아 낸 것이다.

엄마의 질문에 B양은 “왕관도 만들고, 친구도 만나고, 너무 재미있어”며 “나 내일도 가고, 매일매일 학교 가고 싶어”라고 했다.

2일 오전 입학식이 열린 수원 장안구 다솔초. 1학년 아이들이 엄마 등과 함께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임명수 기자

2일 오전 입학식이 열린 수원 장안구 다솔초. 1학년 아이들이 엄마 등과 함께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임명수 기자

이날 학교에서 만난 상당수 학부모들은 등교수업으로 인한 감염 우려 목소리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오히려 ‘아이의 적응 여부’에 관심이 더 많았다. 다만 일부에서는 마스크를 벗는 중식, 점심을 먹지 않고 하교하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아이의 신발주머니를 받아 든 C(39)씨는 “코로나 걱정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솔직히 그보다 아이가 잘 적응할지, 담임은 어떤지 등이 더 신경이 쓰여 이것저것 물어보게 됐다”며 “코로나는 1년 이상 잘 대응해 왔고, 학교에서도 방역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믿음이 있어서 그런 같다”고 했다.

등교 때 만난 조모(42)씨도 “학교에서 발송한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방역 수칙 등이 잘 지켜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더욱이 등교시간 분산, 부모 없이 각 반별 입학식 등 곳곳에서 노력한 흔적들이 눈에 보여 학교를 믿고 계속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학래 다솔초 교무부장은 “등교 수업을 위해 학교에서 할 수 있는 방역은 모두 했다”며 “앞으로도 문제가 없도록 방역 수칙을 지킬 것이며, 학부모님들도 안심하고 학교에 보내셔도 된다”고 말했다.

반면 자신을 주부라고 밝힌 김모씨는 “제가 유난 떤나고 할지 몰라도 아무래도 마스크를 벗는 중식 시간이 가장 걱정된다”며 “맞벌이 부부는 어쩔 수 없지만 저 같은 주부 등 희망자에 대해서는 점심 먹지 않고 하교시켜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다솔초를 비롯해 초등학교 1,333개교, 중학교 646개교, 고등학교 485개교, 특수학교 38개교 등 2,502개교가 일제히 개학했다.

초 1∼2학년과 고3은 전면 등교했으며, 나머지 학년들은 각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밀집도 1/3 이하(고교 2/3 이하) 원칙하에 등교한다.

2일 오전 입학식이 열린 수원 장안구 다솔초. 하교길 한 엄마와 함께 한 한 학생이 바닥에 그려진 놀이를 따라 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2일 오전 입학식이 열린 수원 장안구 다솔초. 하교길 한 엄마와 함께 한 한 학생이 바닥에 그려진 놀이를 따라 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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