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 17년 만에 최고
정부 통계에서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평균 9억원을 돌파했다. 2019년 1월 이후 약 2년 만에 1억원이 올랐다. 정부가 내놓은 '2·4 주택 공급대책'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및 교통 호재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2003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9억382만4,000원으로 조사됐다.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1월 이후 9억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민간 통계인 KB 리브부동산은 이미 지난해 3월 서울 아파트값 평균이 9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했다. KB 리브부동산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 평균은 10억8,192만원이다.
집값 상승률도 높아졌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전월 대비 1.17% 급등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도 같은 기간 0.67% 상승하면서 1월 상승률보다 0.27%포인트 높아졌다.
2·4 대책에도 불구하고 개발 호재들이 시장을 자극한 게 아파트값 상승 이유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은 서초구 등 재건축 정비사업 진척 기대감이 있는 지역들 위주로 가격이 상승했다"며 "경기와 인천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가 있거나 서울 접근성이 좋은 역세권 위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매매 수요도 덩달아 늘었다. 지난달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각각 123.4와 127.8로, 둘 다 2012년 7월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였다. 수급지수가 높을수록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임대료는 상승폭이 축소됐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월 대비 0.60% 상승하면서 1월 상승률보다 0.14%포인트 줄었다. 준전세 등을 포함한 서울 아파트 월셋값도 같은 기간 0.19% 오르는데 그쳐 상승폭이 낮아졌다. 전세 및 월세 수급지수 역시 지난달 각각 126.3과 120.6으로, 둘 다 지난해 12월 이후 2개월 연속 하향곡선을 그렸다.
전셋값 급등으로 인한 피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은 역세권이나 학군이 양호한 중저가 단지 위주로 전세값이 상승했으나, 매물 부족과 호가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상승폭이 축소됐다"며 "경기는 서울 접근성이 좋은 남양주·의왕·의정부시 위주로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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