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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줄은 메시지다"...동선 보면 서울시장 주자들 '약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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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줄은 메시지다"...동선 보면 서울시장 주자들 '약점' 보인다

입력
2021.03.01 04:30
수정
2021.03.01 14: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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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야 주자들은 이번주 반환점을 돈다. 1일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의원 중 1명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압축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제3지대 후보 단일화 결과도 같은 날 공개됐다. 4일엔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중 누가 국민의힘 후보가 될지가 결정된다.

여야 주자들은 출마 선언 이후 길게는 78일(우상호 의원), 짧게는 34일(박영선 전 장관) 동안 서울 곳곳을 누비며 정책과 비전을 펼쳐 보였다. 정치인의 동선은 치밀하게 계획된 메시지다. 28일 한국일보가 27일까지 공개된 각 주자들의 동선을 분석한 결과, '잘하는 것에 철저히 집중하는 전략'이 공통적으로 확인됐다. 의사 출신의 안철수 대표는 ‘의료’(일정 27회 중 6회)에 힘을 쏟았다. 선거 경험이 많은 나머지 4명의 주자들은 민생·경제 행보에 집중했다.

여야 주자들은 '다양성'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보수 야권 주자들은 부동산 행보에 몰두하면서도 청년, 노동 분야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민주당 후보들은 청년·복지 행보에 방점을 찍었지만, 아킬레스건인 여성 이슈는 외면했다.

野 '부동산 비판' 집중... 與 부동산 이슈화 '자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오른쪽), 우상호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월 25일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경선 토론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오른쪽), 우상호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월 25일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경선 토론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뉴시스


여야 주자들의 동선은 ‘부동산’을 놓고 가장 엇갈렸다. 수도권 중심의 집값·전셋값 폭등을 초래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기론은 이번 선거의 최대 화두다. 부동산 이슈가 보수 야권 주자들에겐 호재인 반면, 여당 주자들에겐 악재라는 얘기다. 이에 야권 주자들은 부동산 일정을 적극적으로 잡았다.

안 대표와 오 전 시장의 부동산 일정은 7회, 나 전 의원은 6회였다. 3명 모두 '1호 방문지'를 부동산 관련 현장으로 골랐다. '재건축·재개발 약속,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도시재생사업 비판'이라는 메시지도 공통적이었다.

박 전 장관과 우 의원은 각각 ‘수직 정원’과 ‘강변 아파트’라는 부동산 공약을 냈지만, 부동산 관련 현장 행보는 최소화했다. '다닐수록 점수가 깎인다'는 판단을 한 듯하다. 두 사람은 교통 관련 일정을 각각 3회와 2회씩 소화하는 것으로 부동산 이슈를 정면돌파하기보단 우회했다.


‘여성’ 일정 없었던 박영선ㆍ우상호… 나경원 3회

왼쪽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왼쪽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번 선거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지는 만큼, 여성 이슈가 어느 선거보다 주목받았다. 그러나 박 전 장관과 우 의원은 여성 관련 현장 일정을 단 한번도 잡지 않았다. '박 전 시장 사건을 평가해 달라' 같은 질문을 받거나, 박 전 시장을 공천한 민주당 책임이 부각되는 상황을 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나 전 의원은 여성 정책 관련 일정을 3차례 소화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안 대표는 2회, 오 전 시장은 1회였다. 나 전 의원은 정책 현장을 40회 다니는 동안 청년들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적게 들었다. 나 전 의원이 청년들과 만난 건 1회에 그쳤다. 오 전 시장 역시 청년과의 현장 만남은 1회였다.

세 확장 위해? 유력 인사 12번이나 만난 안철수

선거를 뛰는 정치인이 누구를 만나는가 역시 중요한 메시지다. 유력 인사를 가장 활발하게 만난 건 안 대표(12회)였다. 그는 선거운동 초반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등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친박근혜계 인사 등 보수계 인사들을 주로 만났다. 보수 진영의 주류가 아니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일정이었다.

조직력을 강점으로 꼽는 우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경수 경남지사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 등과의 만남을 공개해 진보 진영의 정통 후보임을 부각하려 애썼다.


'늦은 출발' 박영선, 정책 강조... '인지도' 오세훈, 전통시장 승부

박 전 장관은 가장 늦게 출마선언을 한 만큼, 공개 외부 일정이 17회로 가장 적었다. 그는 여야 주자들 중 유일하게 국무위원을 지낸 장점을 살려 정책 설명 간담회(6회), 시그니처 공약인 '21분 도시' 홍보 일정(3회) 등 정책 행보에 집중했다.

오 전 시장은 민생·경제 일정을 13회 잡아 행정 능력을 부각시켰다. 높은 인지도를 활용하려는 듯 전통시장도 3회나 방문했다. 또 노인 관련한 일정이 3회로 다른 주자들보다 많았다.


여야 서울시장 주자들 현장 행보. 송정근 기자

여야 서울시장 주자들 현장 행보. 송정근 기자


김현빈 기자
박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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