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플랜 첫 단추 '마힌드라 지분 삭감 승인' 늦어져
HAAH오토모티브, 조업 중단 상황 예의 주시
쌍용차 "마힌드라 위기, 인도가 외면하진 않을 것"
쌍용자동차가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꺼내든 마지막 카드인 'P플랜'마저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지속되고 있다.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보류하면서 당장 시간은 좀 더 벌었지만, 기존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와 새로운 투자자로 지목된 미국의 HAAH오토모티브가 P플랜을 통한 매각 협상에서 좀처럼 진도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서다.
ARS 연장으로 한숨 돌렸지만…
2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쌍용차에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의 기간 연장과 관련해 이해관계자 간 협의가 지속되고 있는 한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와 ARS 프로그램을 함께 신청했다. 법원이 ARS 프로그램을 받아 들여 이달 28일까지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보류된 상태였는데, 별다른 진전 없이 만기가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법원이 이 기간을 '협의가 지속되고 있는 한'으로 조건부 연장함에 따라 P플랜이 추진되는 동안에는 채권 회수를 위한 강제 자산매각 등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됐다.
문제는 P플랜의 진행 속도다. 쌍용차가 목표대로 다음달 중순 이전 법원에 P플랜을 신청하려면 먼저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지분 및 채권 삭감에 동의해야 한다. 마힌드라는 동의에 앞서 인도중앙은행(RBI)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쌍용차가 P플랜 전환을 발표한 지 4주가 지났지만 아직 RBI 승인은 감감무소식이다.
P플랜은 법정관리 개시 전 채무자가 부채 2분의 1 이상의 채권자 동의를 얻어 인수 예정자를 정한 뒤, 투자 방안까지 담은 회생계획을 법원에 신청하면 법원이 기존의 빚을 신속하게 줄여주고 채권단이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조정 방식이다.
따라서 쌍용차가 채권자 동의를 얻어내려면 RBI의 마힌드라 지분 삭감 승인, HAAH오토모티브와 투자 계약 체결, 이를 토대로 한 회생계획안까지 만들어져야 하는데 첫 단추부터 애를 먹이고 있는 셈이다.
새 투자자도 '신중 모드'
HAAH오토모티브의 태도는 더 신중해졌다. 최근 HAAH오토모티브는 쌍용차의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영향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평택공장은 협력업체의 납품 거부로 인해 이달 공장 가동일수가 사흘에 불과하다. HAAH오토모티브에 자금을 대는 투자자들도 쌍용차의 부채 상황과 조업 중단 영향 등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쌍용차는 P플랜이 마지막 희망인 만큼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마힌드라 그룹의 상황이 좋지 않아 최근 수익성 낮은 계열사를 정리하는 데까지 이르렀기 때문에 RBI가 이런 사정을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RBI 승인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법원에서도 새 투자자와의 협의를 전제로 회생개시 결정을 보류한 만큼 당초 계획대로 다음달 중순까지는 P플랜을 마무리하기 위해 투자자와의 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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