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반대단체 회원, 철제 격자에 몸 넣고 저항
일부 회원 저지선 뚫고 덤프트럭에 뛰어들기도
소성리 측, "코로나 확산 엄중한데 대규모 경찰 작전 중단돼야"
국방부가 경북 성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에 공사 장비와 자재 반입을 강행해 경찰과 주민들이 또 다시 충돌했다. 수백명이 한데 몰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조치가 무색했다. 소성리 주민과 사드 반대단체 회원들은 격렬히 저항했지만 경찰의 2중 저지선에 막혀 50여분 만에 해산했다.
25일 오전 8시30분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는 주민과 사드 반대단체 회원 등 50여명이 2차선 도로를 점거하고 차량 진입을 막았다. 원불교 종단 관계자가 집회를 진행했고, 반대단체 회원 등이 "사드 반대"를 외쳤다.
마스크와 얼굴 보호장구를 착용한 경찰 500여명은 소성리 측을 향해 수 차례 해산 경고 방송을 내보내면서 포위망을 좁혔다. 경찰이 원불교 종단 관계자의 물품 수거를 시도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산 작전에 돌입한 것은 오전 10시30분쯤. 주민과 반대단체 회원들은 철제 구조물로 만든 격자에 몸을 넣고 격렬히 저항했지만 경찰에 의해 들려나왔다. 이 과정에서 천식을 앓던 주민 한 명이 호흡곤란을 일으켜 구급차에서 진료를 받기도 했다.
경찰이 50여 분만에 도로를 정리하고 진입로를 확보하자 각종 공사자재와 부식 등을 실은 덤프트럭 등 차량 42대가 차례로 사드기지로 진입했다. 일부 회원들이 농로를 통해 진밭교 쪽으로 뛰어올라가 경찰과 충돌하면서 트럭이 잠시 멈추기도 했다.
평소 주민들은 사드기지 정문 앞 진밭교에서 차량 진입을 막았지만 이날은 경찰이 새벽부터 소성리 마을회관 부근에 저지선을 치고 주민들의 진밭교 진입을 통제했다.
소성리 종합상황실 관계자는 "경찰이 비밀리에 작전을 강행했기 때문에 주민들이 모일 수밖에 없었다"며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1월부터는 집회도 중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경찰 병력으로 진압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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