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는 美中 간 '전략물자'?… 백신 경쟁에 '원숭이' 수급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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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는 美中 간 '전략물자'?… 백신 경쟁에 '원숭이' 수급 대란

입력
2021.02.25 16:30
수정
2021.02.2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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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실험용 원숭이 수요 급증
美, 실험용 원숭이 60% 중국에 의존
NYT "중국이 최근 원숭이 수출 규제"
이로 인해 백신 개발 지장 초래" 공세
中, "지난해 1월 야생 동물 수출 금지,
생트집으로 책임 떠넘기지 말라" 반박

춘제(중국의 설) 연휴이던 15일 중국 관람객들이 유리창 너머로 베이징 동물원의 원숭이 우리를 들여다보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전 세계 ‘실험용 원숭이’의 씨가 말랐다. 미국과 중국이 앞다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뛰어든 결과다. 미국은 “중국이 원숭이 수출을 규제해 백신 개발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중국은 “미국이 생트집을 잡으며 책임을 떠넘긴다”고 반박했다. 코로나19 백신 경쟁이 원숭이 수급문제로 번져 미중 양국이 다시 얼굴을 붉히고 있다.

발단은 23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 보도에서 비롯됐다. NYT는 “중국이 최근 야생동물 판매를 금지하면서 실험용 원숭이 공급부족이 심화하고 있다”며 “백신 개발에 지장을 초래해 수백만명의 생명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원숭이를 ‘전략 물자’라고도 했다.

말레이시아의 한 동물원에서 원숭이가 마스크를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원숭이는 인간과 DNA가 90%가량 일치한다. 특히 비강 안에서 검체를 채취하고 폐 내부를 촬영하는 등의 생물학적 특성이 인간과 비슷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가장 적합한 실험체로 통한다. 미국이 2019년 수입한 3만3,818마리 가운데 60%는 중국에서 들여왔다. 미국은 과거 인도에서 주로 원숭이를 수입했지만 1978년 “군사실험에 사용했다”는 언론 폭로 이후 인도가 수출을 중단하면서 대중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

미국 국립생물의학연구협회 매튜 베일리 회장은 “중국이 원숭이 수출을 재개하도록 바이든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 사이 원숭이 1마리당 가격은 2019년 1만5,000위안(약 256만원)에서 현재 6만2,000위안(약 1,066만원)으로 4배 넘게 올랐다.

미국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로이터 연합뉴스


반면 중국은 미국의 공세가 “터무니없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지난해 1월 26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야생동물 교역금지 공고’를 내고 코로나 방역이 끝날 때까지 야생동물 거래를 전면 중단토록 했다. 당시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박쥐 등이 감염의 주범으로 지목될 때다. 원숭이 수출만 콕 집어 중단한 것도 아니고, 특히 미국을 겨냥해 최근에 동물 거래를 금지한 것은 더더욱 아니라는 게 중국의 주장이다.

중국 시노팜의 코로나19 백신. AP 뉴시스


이에 미국이 원숭이를 ‘중국 때리기’ 소재로 악용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관찰자망 등 중국 매체들은 25일 “미국 정부가 원숭이 실험연구에 필요한 충분한 자금을 투입하지도 않고, 대량 사육에 필요한 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오로지 중국으로 화살을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국인들이 고기를 많이 먹어서 아마존 열대 우림이 파괴된다”는 내용의 과거 미 시사주간지 타임의 기사를 거론하며 “언제까지 중국만 탓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중국도 실험용 원숭이가 부족한 건 마찬가지다. 제일재경 등에 따르면, 중국의 보유분은 2012년 4만 마리에서 현재 4만5,000마리로 늘었지만 지난해 2,700여 마리가 모자라 실험에 차질을 빚었다. 부족분은 매년 15%씩 증가할 전망이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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