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가까이 거의 매일 폭행, 먹을 것도 전혀 안 줘"
미얀마인 입주 가정부를 학대 사망케 해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싱가포르 여성이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고 2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싱가포르 매체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열린 재판에서 총 28개 혐의를 인정한 가이야티리 무루가얀(40)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얀마 국적의 피앙 응가이돈(24)은 싱가포르 경찰인 케빈 첼밤(41)과 무루가얀 부부의 집에 가정부로 취업했다. 미얀마에 둔 세 살배기 아들을 부양해야 했던 응가이돈은 '다른 근로자들과 어울려서는 안 되고 휴대전화도 이용할 수 없다'는 무루가얀의 까다로운 근로 조건에 동의하고 일을 시작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무루가얀은 10개월 가까이 가정부를 거의 매일 폭행하고 음식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으며 욕실 문을 연 채로 용변을 보고 샤워하게 했다.
부검 결과 피해자의 몸에서는 최근에 생긴 31개의 흉터와 47개의 외상이 발견됐고, 집안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피해자의 마지막 35일 동안 학대 피해 상황이 고스란히 남았다. 무루가얀이 피해자를 때리고 찬물을 끼얹고 발로 차고 밟는 장면이 찍혔다. 빨래하는 속도가 늦다고 폭행하는 모습도 발견됐다.
최종 사망한 2016년 7월 26일 피해자의 몸무게는 일하기 전보다 15㎏ 줄어든 24㎏이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피해자는 반복된 질식 상황으로 뇌에 산소 공급이 중단돼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검의는 "목뼈 균열 상태로 보아 가해자가 피해자의 목을 잡고 헝겊 인형을 흔들 듯 흔들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검찰은 "극악무도한 이번 사건은 무기징역에 처하는 게 온당하다"며 "한 인간이 다른 사람을 이토록 사악하고 완전히 비인간적인 방식으로 다룬 데 대한 법정의 정당한 분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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