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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에이스”... 우리은행 입단 3년차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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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에이스”... 우리은행 입단 3년차 박지현

입력
2021.02.24 18:00
수정
2021.02.24 19:23
21면
0 0

평균득점 8→15.4 두배
리바운드도 10.4개 정규리그 더블더블
우리은행, 우승 이끌어?
PO겨냥?“힘들수록 한 발 더 뛰며 집중력 높일 것”

아산 우리은행 박지현(오른쪽)이 21일 BNK센터에서 열린 정규리그 워정경기에서 부산 BNK를 꺾고 우승을 확정한 뒤 김소니아(왼쪽) 박혜진과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WKBL 제공

아산 우리은행 박지현(오른쪽)이 21일 BNK센터에서 열린 정규리그 워정경기에서 부산 BNK를 꺾고 우승을 확정한 뒤 김소니아(왼쪽) 박혜진과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WKBL 제공

“홀로 한 활약은 없다. 감독ㆍ코치진과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분위기에 녹아든 것 뿐이다.”

아산 우리은행 박지현(20)은 올 시즌 한층 성장한 기량을 발휘하며 차세대 에이스로 거듭났다. 외국인 선수가 빠진 빅맨 역할부터, 주축 박혜진, 김정은의 공백을 모조리 메우며 우리은행을 여자 프로농구 사상 최다(13번째)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박지현은 24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훈련을 꾸준히 해 성장한 부분이 있겠지만, 역할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레 나온 결과”라며 이같이 공을 돌렸다. 이어 “프로 경험이 적다 보니 상황을 읽는 능력이 부족해 도움을 많이 받는다”며 “이겨내기 힘든 부분도 세심하게 지도해주다 보니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입단 3년 차인 박지현은 앞선 2시즌 동안 8점대였던 평균득점을 올 시즌 15.4점으로 2배 가까이 끌어올렸고, 가드인데도 센터 못지 않은 리바운드 기록(10.4개)을 달성했다. 또 어시스트(2.9개), 스틸(1.7개), 블록(1.2개) 등도 매 경기 1개 이상 올리며 다재다능한 플레이를 했다.

아산 우리은행 박지현이 6일 용인실내체유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전에서 리바운드를 잡기위해 상대팀 선수를 골밑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WKBL 제공

아산 우리은행 박지현이 6일 용인실내체유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전에서 리바운드를 잡기위해 상대팀 선수를 골밑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WKBL 제공

특히 주득점원인 박혜진이 1라운드 족저근막염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해 팀이 3위까지 추락하자, 박지현이 득점원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11월 28일 부천 하나원큐 전에서는 자신의 최다득점인 29점을 올리기까지 했다. 무엇보다도 3점슛 성공률을 지난 시즌보다 6.2%포인트 높이며 슈터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박지현은 “비시즌 기간 많은 슛 연습을 했는데 시즌 초 기대만큼 효과가 없어 실망도 했다”며 “1라운드를 마치면서 하체 밸런스를 키워보라는 감독님 조언에 따라 훈련을 해보니 슛 안정감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박지현이 급성장하다 보니, 경기 승패를 가르는 순간 위성우 감독 지시가 집중된다. 승부처에서 박지현을 확실한 공격루트로 활용하는 식이다. 차세대 에이스로 신뢰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위 감독은 박지현에게 칭찬을 아끼고 더 강하게 다그친다. 한국 농구의 미래를 짊어질 선수인 만큼 제대로 지도하겠다는 위 감독의 전략에서다.

박지현은 무섭기도, 때론 섭섭하기도 할 텐데도 “더 성장하라는 차원에서 지도하는 것”이라며 주눅들지 않는다. 지난달 24일 신한은행전, 박지현은 2점 차로 뒤지고 있던 막판 작전타임 상황에 위 감독의 지시를 되물었다. 박지현은 “중요한 순간이어서 재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해 물었다. 감독님은 찬찬히 잘 설명해주시기에 질문이 두렵지 않다”면서 “경기가 안 풀릴 때는 작은 질책에도 종종 흔들릴 때가 있긴 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돼 항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아산 우리은행 박지현이 14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전에서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다. WKBL 제공

아산 우리은행 박지현이 14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전에서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다. WKBL 제공

위 감독 외에도 최근 박지현과 함께 거론되는 인물이 있다. 2살 터울의 친오빠 박지원이다. 지난해 11월 남자 프로농구 전체 신인 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KT에 지명됐다. 현재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 박지현은 오빠를 따라 유소년 클럽을 통해 농구에 입문했고, 2018년 1순위로 입단해 신인왕을 꿰찼다. 박지현은 “어릴 땐 오빠와 1대1도 하며 실력을 키웠지만, 프로에는 내가 먼저 발을 내디딘 선배”라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요즘 힘들어하는 것 같아 냉정하게 조언하고 싶지만, 스스로 깨고 나가는 게 좋을 것 같아 따로 얘기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지현은 27일부터 벌어지는 플레이오프에선 보다 집중력 있게 경기를 뛰겠다고 다짐했다. 시즌 때 경기 출전시간이 지난 시즌보다 3분 가까이 늘어난데다, 주요 임무를 맡다 보니 체력소모가 커 후반들어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박지현은 “체력이 떨어진다고 하기에 어울리는 나이가 아니다. 힘들수록 한 발 더 뛰며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며 “결승전을 생각하기보다는 4강 상대인 삼성생명전에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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