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출산율 2년 만에 0.8명대 진입
지난해 출생아 사상 첫 30만명 미만
출생아<사망자... 첫 '인구 자연감소'
0.84명. 지난해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지난 2018년 세계 최초로 1명 아래로 떨어진 뒤 단 2년 만에 0.9명 벽까지 무너졌다. 연간 출생아 수는 사상 처음 30만명에 미치지 못했고, 고령화로 사망이 늘면서 출생아가 사망자보다 적은 '인구 데드크로스'도 발생했다.
합계출산율 0.98→0.92→0.84
24일 통계청의 '2020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2019년(0.92명) 대비 0.08명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은 2017년(1.05명)부터 4년 연속 역대 최저 기록을 쓰게 됐다. 특히 2018년 0.9명대에 들어선 지 2년 만에 0.8명대로 급락했다.
이 같은 합계출산율 감소는 저출산을 먼저 경험한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도 유례가 없는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간 비교가 가능한 2018년 합계출산율의 경우 한국(0.98명)만 유일하게 1명에 미치지 못했는데, 37개 회원국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1.63명이었다. 두 번째로 낮은 스페인도 1.26명으로 한국보다 0.28명 많았다. 여기에 스페인의 합계출산율은 2019년 1.24명으로 0.02명 감소하는 데 그쳐 한국과의 격차는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1년에 태어난 아이 27만명... 첫 아이 32.3세에 낳는다
출생아 규모도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1년 사이 3만300명(10.0%) 감소한 27만2,400명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가장 적었다.
연간 출생아 수가 20만명대에 접어든 건 30만명대에 처음 들어선 2017년 이후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반면 40만명대에서 30만명대까지 줄어드는 데는 15년이 걸렸다.
출생아 급감은 출산 연령이 갈수록 높아지는 현상과도 관련이 깊다. 지난해 평균 출산 연령은 33.1세, 첫째 아이 출산 연령은 32.3세로 전년 대비 0.1세씩 늘었다. OECD 비교가 가능한 2018년 한국의 첫째 출산 연령은 31.6세로 당시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는데, 출산 시기가 더 늦어진 것이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첫째 출산 연령이 높아진다는 것은 혼인 후 가임 기간 자체가 짧아진다는 뜻으로 전체 출생아 수 감소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망자 30만명 돌파... '출생아<사망자' 사상 처음 < h3>
반면 고령 인구가 늘면서 사망자는 증가했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30만5,100명으로 1년 사이 1만명(3.4%) 늘었다. 연간 사망자가 30만명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사상 처음이다. 특히 90세 이상(8.9%)과 80대(6.4%)에서 사망자 증가 폭이 컸다.
이에 따라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증가'는 -3만3,000명, 자연증가율(인구 1,000명당 명)은 -0.6명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 인구가 자연 감소한 것 역시 지난해가 처음이다. 월간 기준으로는 2019년 11월부터 14개월 연속 인구 자연감소가 발생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7,323명)에 감소 폭이 역대 가장 컸다.
김수영 과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혼인이 많이 감소한 상태에서 출생아 수가 조금 더 줄어들 여지가 있고, 인구 고령화로 사망자 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자연감소는 더 가팔라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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