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의 학교 폭력 의혹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폭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학교 폭력에 대한 폭로는 일종의 '정화' 작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학교 폭력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활동에 제동이 걸리고, 설령 강행하더라도 차가운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에게 큰 상처와 트라우마를 안겨주고도 정작 본인은 사랑을 받길 원하는 건 욕심이라는 게 대중의 목소리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대중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의혹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단 증거와 폭로 내용이 믿을 만한지 따져봐야 한다. 이번 학폭 미투의 중심지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연예인으로 인한 학교 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넘쳐난다. 익명 커뮤니티의 특성상 여러 폭로 내용들 가운데 거짓도 일부 섞여 있을 터다.
학폭 미투의 인증 수단은 대개 폭로자가 스타와 함께 학창 시절을 보냈음을 보여주는 물건들이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건 졸업 앨범과 졸업장이다. 폭로자들은 졸업 앨범 사진을 게재하며 스타들의 과거 행동을 고발하는데, 온라인 커뮤니티의 이름이나 본인의 닉네임을 메모지에 자필로 작성해 함께 찍어 올리기도 한다.
과거 있었던 폭력이나 폭언 등의 피해를 정확하게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에 학창 시절과 관련된 증거들은 폭로자의 말에 신빙성을 더한다. 그러나 이것들만으로 폭로의 대상이 된 스타가 학교 폭력의 가해자라고 단정 짓긴 어렵다. 졸업 앨범 같은 몇몇 증거들은 그 학교 출신, 혹은 그들의 지인이라면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네티즌이 졸업 앨범 사진 등과 함께 폭로글을 게재하면, 또 다른 네티즌이 비슷한 증거를 가져와 반박하는 일련의 과정이 지속되고 있다. 한 쪽이 말을 바꾸기도 하고, 원글 자체가 삭제되기도 한다. 같은 졸업 앨범, 다른 주장이 오가는 치열한 진실공방이 벌어지자 네티즌들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는 '억울하게 가해자로 몰리는' 스타들이 필연적으로 생긴다. 학교 폭력 의혹이 거짓으로 밝혀지고, 글을 게재한 사람이 사과문을 올려도 연예인의 손상된 이미지는 완벽히 회복되지 않는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는 속담은 거짓말의 피해자인 스타에게 '학교 폭력 가해자'란 꼬리표까지 달아준다. 의혹과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당연히 학교 폭력을 일삼았던 이들이 TV 출연으로 피해자들을 또다시 괴롭게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럼에도 거짓 폭로로 인해 억울한 스타가 생겨선 안 된다. 의혹의 진위 여부가 밝혀지지 않았을 때 졸업 앨범 등의 증거만 믿고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것도 익명성 뒤에 숨어서 휘두르는 또 하나의 폭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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