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타워 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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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타워 농성

입력
2021.02.23 18:00
수정
2021.02.2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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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로비에서 청소노동자들이 '고용 승계'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로비를 점거한 고령의 청소노동자 20여명의 농성이 23일로 70일을 맞았다. 한겨울에 시작된 농성이 새봄 문턱까지 이어지는데도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점이 안타깝다. 꼭 10년 전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대학 측이 청소노동자들을 일방 해고하면서 공분을 불러왔던 홍익대 사태는 시민들의 응원 속에 49일 만에 전원 재고용으로 끝났었다.

□트윈타워 농성의 내막은 이렇다. 원청회사인 LG는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일삼고 잦은 쟁의로 청소 상태가 나빠져 용역업체가 계약을 해지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반면 노조는 2년 전 만들어진 민주노총 산하 노조를 눈엣가시로 여긴 LG 측의 ‘노조 와해’ 의도가 작용했다고 의심한다. 특히 트윈타워 임원실 구역을 담당하는 비노조 청소노동자들은 용역업체가 바뀌었어도 고용이 승계된 점, 쟁의 해제 조건으로 사측이 인근 다른 계열사 빌딩에서의 전원 고용을 대안으로 제시한 점을 주목한다. 그룹의 얼굴과도 같은 트윈타워에서만큼은 ‘노조는 안 된다’는 원청회사의 입김이 없었다면 이런 제안을 할 리가 없다고 노조는 주장한다.

□ ‘노조 와해’ 의 흑역사는 멀리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다. 공기업인 동서발전이 직원들을 성향에 따라 배ㆍ사과ㆍ토마토로 분류한 뒤 중도 성향(사과) 직원을 강성노조에서 탈퇴하도록 유도했던 일(2010년), 이마트가 노조 가담자를 색출하는 일명 해바라기팀을 만든 뒤 팀원을 씨앗조(실체 파악), 울타리조(시위 대응), 제초조(전단 수거)로 나눠 노조 설립을 조직적으로 방해해 재판을 받았던 일(2014년) 등이 불과 10년 이쪽저쪽이다.

□ ‘노동자 존중’을 앞세운 문재인 정부에서도 노조 와해, 노조 무력화 시도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한동대, 울산중앙병원 등에서는 강성노조에 가입한 청소노동자들이 우연히도 집단 해고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노조 와해 관련 분쟁으로 볼 수 있는 ‘부당 노동행위’ 사건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에 318건, 2018년에도 255건(중앙노동위)으로 보수정권 때와 별로 차이가 없다. “트윈타워에서의 강경노조 와해 시도는 사실무근”이라는 LG의 해명은 사실일까.

이왕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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