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는 '구글 갑질'에도 속수무책... 속타는 네이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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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는 '구글 갑질'에도 속수무책... 속타는 네이버·카카오

입력
2021.02.2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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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사업자 10곳 중 4곳 "구글 갑질 경험"
국회서 법안 내놓지만 '통상 문제' 거론하며 압박
네이버·카카오 매출 타격...소비자 가격도 인상될 듯

구글의 앱 장터인 '구글 플레이'. 구글 캡쳐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의 70%를 점유한 구글의 '갑질'이 도를 넘고 있지만 이를 제재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응용 프로그램(앱) 사업자는 구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시도에도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결국 피해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거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쏟아지는 '갑질' 피해 호소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앱 사업자 315곳 중 37.8%가 구글 플레이 등 앱 장터로부터 앱 등록거부, 심사지연, 삭제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17.9%는 등록거부‧심사지연‧삭제 조치에 대한 구글의 설명조차 듣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익명을 요구한 앱 개발사 관계자는 "타 앱마켓에 신작 게임을 출시하거나 이벤트를 진행할 경우 구글의 추천 순위에서 사라지는 등 보이지 않는 갑질을 당했다"며 "무슨 이유인지도 정확히 알 수 없어 답답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구글은 오는 10월부터 자사 결제수단을 강요해 논란을 빚고 있다. 그동안 네이버, 카카오, 멜론 등 콘텐츠 업체는 각자 결제수단을 사용하면서 구글에게 매출의 10~20% 가량을 수수료로 지불해왔다. 하지만 10월부터 구글의 결제수단을 적용할 경우, 이들이 구글에 지불할 수수료는 30%로 올라간다. 최근 발표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조사에 따르면 결제수단 강제에 따라 구글의 앱 수수료 수익은 최대 1,568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구글의 갑질 행태에 정치권도 비판적인 입장이다. 현재 국회에는 독점적 지위를 가진 앱마켓 사업자가 특정 결제수단을 강제하지 못하게 하는 소위 '구글 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하지만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최근 주미한국대사관을 통해 우리 정부와 국회에 "통상 문제" 등 우려를 표시하면서 법안 통과가 불투명한 상태다. 구글도 최근 과방위 소속 의원실을 찾아 일부 사업자를 대상으로 결제 수수료율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전달하며 입법 저지에 나서고 있다.

웹툰 가격 2배 될수도... 소비자 피해 우려

가장 타격이 큰 앱은 네이버, 카카오의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 서비스다. 이들은 이미 콘텐츠 확보를 위해 수년간 적자를 봐가면서 투자를 하고 있다. 여기에 구글에 줘야 할 수수료까지 올라가면서 영업상 타격이 불가피하다.

수수료 인상의 일부는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될 가능성도 높다. 구글의 정책 도입에 따라 웹툰 이용 가격은 기존 대비 2배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네이버, 카카오 등 앱 사업자는 모바일 대신 PC 결제를 유도해 구글에게 줄 수수료를 아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이미 대부분의 콘텐츠 이용자가 모바일 결제에 익숙한 만큼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한국모바일산업협회 따르면 2019년 구글 플레이 매출은 5조9,996억원으로 전체 앱장터 매출의 63.4%를 차지했다. 구글 플레이의 국내 매출은 매년 10% 이상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구글은 국내에 고정 사업장(서버)가 없다는 이유로 2007년 국내 진출 이후 법인세를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해당 법안을 막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로비를 벌이고 있어 법안 도입은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결국 국내 앱 개발사와 소비자들이 구글에게 줄 수수료를 부담하는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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