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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 아내 돌연 체포한 美… '마약 수사 비협조' 멕시코에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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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 아내 돌연 체포한 美… '마약 수사 비협조' 멕시코에 항의?

입력
2021.02.2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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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마약 밀매 혐의… 구스만 탈옥도 도와"
가디언 "시기 미묘… 협력관계 냉각 영향인 듯"

22일 미국에서 마약 밀매 혐의로 체포된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의 아내 엠마 코로넬 아이스푸르. 사진은 2019년 2월 당시 모습. 뉴욕=AFP 연합뉴스

22일 미국에서 마약 밀매 혐의로 체포된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의 아내 엠마 코로넬 아이스푸르. 사진은 2019년 2월 당시 모습. 뉴욕=AFP 연합뉴스

미국이 자국 감옥에 갇혀 있는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의 아내를 체포했다. 마약 공조 수사에 비협조적인 멕시코에 항의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는 국제 마약 밀매 연루 혐의로 구스만 아내 엠마 코로넬 아이스푸로를 이날 버지니아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붙잡았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미ㆍ멕시코 이중 국적인 코로넬은 코카인과 메스암페타민, 마리화나 등 마약을 미국으로 들여오는 일에 공모한 혐의다. 더불어 2015년 7월 멕시코 알티플라노 교도소에서 남편이 탈옥하는 것을 코로넬이 돕기도 했다는 게 법무부 설명이다. 코로넬은 23일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에 화상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멕시코 마약 밀매 조직 ‘시날로아 카르텔’ 두목으로 악명을 떨치던 구스만은 2019년 미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 받고 현재 미 콜로라도주(州) 플로런스에 있는 교도소 ‘수퍼맥스’에 수감돼 있다. 2017년 미국으로 인도되기 전 멕시코에서 두 차례 탈옥해 도주극을 벌였는데, 2011년에는 세탁 용역업체 차량에 숨어 교도소를 빠져나왔고, 2015년엔 독방 샤워실에서 외부로 연결된 땅굴을 이용해 탈출했다. ‘키 작은 남자’라는 뜻의 ‘엘 차포’라는 별명으로 불려 왔다.

미국에서 태어나 멕시코에서 자란 코로넬은 지역 미인대회 출신 모델이다. 2007년 32살 연상인 구스만과 결혼해 그의 세 번째 아내가 됐다. 둘 사이에는 쌍둥이 딸이 있다. 아직 불과 31세다.

이날 AP통신은 구스만의 두 번째 탈옥 당시 그의 아들 등과 함께 코로넬이 교도소 주변 토지를 매입, 땅굴을 파고 교도소 내 구스만에게 위치정보시스템(GPS)이 탑재된 시계를 몰래 건네는 방식으로 밖에서 탈옥을 도왔다고 전했다.

공교로운 건 체포 시기다. 과거 구스만이 미 뉴욕에서 재판을 받을 때 거의 매번 코로넬이 법정에 나타나 인터뷰도 했지만 미 사법 당국이 체포를 시도한 적은 없다고 AFP는 보도했다.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의 선임 멕시코 분석가인 팔코 에른스트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체포 타이밍이 흥미롭다”며 “고위급 멕시코 인사를 또 잡아들여 미국에서 재판을 받게 할 수 있다는 미측 메시지 성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경이 맞닿아 있기 때문에 줄곧 마약 수사 관련 공조를 해 온 미국과 멕시코 간에 이상 기류가 발생한 건 살바도르 시엔푸에고스 전 멕시코 국방장관이 마약 범죄 연루 혐의로 미국에서 체포된 지난해 10월이다. 당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미측으로부터 이 사실을 귀띔 받지 못한 데 대해 불쾌감을 표시했고, 미측은 시엔푸에고스를 전격 석방해 멕시코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이후에는 미국 측에 불편한 방향으로 상황이 흘러갔다. 멕시코 의회가 미 정부의 반발을 무릅쓰고 자국 내 미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을 겨냥해 외국 기관 요원들의 활동을 제한하는 법안을 지난해 12월 통과시킨 데 이어 지난달엔 멕시코 검찰이 돌아온 시엔푸에고스를 기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런 양국 간 협력 관계의 냉각이 이번 코로넬 체포에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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