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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MB정부 국회의원 사찰자료에 '부적절한 내용'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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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MB정부 국회의원 사찰자료에 '부적절한 내용' 많아"

입력
2021.02.22 21:10
수정
2021.02.22 21:3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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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시절 사찰 내용도 담겨"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오대근 기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국회의원 사찰 자료를 열람한 박지원 국정원장이 "적절치 못한 내용이 많았다"고 22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야당 지자체장 사찰 자료는 드러났지만, 국회의원 사찰 문건은 아직 실체가 공개된 적이 없다. 여당은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인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겨냥해, 야당은 김대중ㆍ노무현 정부의 사찰 연관성을 두고 이날 다시 충돌했다.

"MB 정무수석까지 사찰 문건 배포"

국회 정보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이명박 정부 국정원 사찰 의혹에 대해 박 원장의 2차 보고를 받았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박형준 전 수석에 대한 얘기는 구체적으로 하지 않았다"면서도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에서 생산된 보고서가 민정수석실과 정무수석실, 국무총리실로 배포된 흔적은 발견했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보위 야당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박 전 수석이 직접 보고를 받았는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사찰 문건의) 배포처에는 정무수석실이 기재된 것이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국정원이 생산한 일부 사찰 자료가 정무수석실까지 전해진 것은 확실하지만, 박 전 수석이 그 자료를 직접 보고받았는지 알 수 없다는 취지다. 사찰 인지 여부에 대해 박 전 수석은 “전혀 알지 못하고 들은 적도 없다”고 연루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이날 박 원장은 이명박 정부 때인 18대 국회의원 2명에 대한 사찰 문건을 봤다고 정보위에 보고했다. 해당 의원 2명은 정보공개 청구를 신청해, 박 원장도 문건 열람이 가능했다고 한다. 한 정보위 위원은 회의 직후 한국일보에 "박 원장이 이 문건에 ‘적절치 못한 내용이 많이 포함돼 있었다'고 보고했다"며 "박근혜 정부 시절 생산한 사찰 내용도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하태경 "국정원의 신종 정치개입"

18대 의원 2명의 사찰 문건과 관련, 하태경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때까지 정보가 기재돼 있었고,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시절 정보도 있었다"고 전했다. 민주당 계열 정부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는 반격이다. 하 의원은 그러면서 "국정원이 선택적, 편파적으로 흑역사를 청산하려 하면서 신종 정치 개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병기 의원은 "1994년 1월 국정원 정치관여 금지 조항이 신설되기 전까지는 정보 수집이 자유로운 상황이었다"며 "2005년 참여정부에서 (정치인 사찰을 제한하는) 정화작업이 있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 2009년 12월부터 다시 사찰이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 불법 사찰이 이명박 정부 이후부터라고 강조한 것이다.

이날 정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2009년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국정원에 대한 사찰 지시 보고서 △사찰성 정보를 수집, 생산, 배포한 조직 관련 사항 등을 제출하라고 국정원에 요구했다.

민주당은 국정원 사찰에 대한 당 차원의 대응 방안을 오는 24일 의원총회에서 다룬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18, 19대 국회의원들의 개인별 정보공개 청구가 잇따라 있을 것”이라며 “의총에서 (개인별 정보공개 청구를 어떻게 할지) 의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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