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심재익 4단 백 안성준 9단
명인전, 5년 만의 부활!
흑 심재익 4단 백 안성준 9단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명인전이 5년 만에 부활했다. 한국일보사와 한국기원이 공동 주최하고 SG그룹이 후원하는 제44기 SG배 명인전 통합예선이 지난달 11일부터 26일까지 열렸다. 국내 프로기사 265명이 출전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12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렸다. 치열한 예선전임을 방증하듯 LG배 우승자인 신민준 9단, 김지석 9단 등 무수한 강자들이 예선의 벽을 뚫지 못하고 탈락하는 이변이 연출되었다.
이번에 소개할 바둑은 통합예선 결승이다. 심재익(22) 4단과 안성준(29) 9단의 대국으로 지난달 26일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열렸다. 이 대국의 흑번을 가져간 심재익 4단은 현재 가장 컨디션이 좋은 기사 중 한 명이다. 작년 9월 이후 공식기전 45승 4패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올리며 자신의 랭킹을 12위까지 수직 상승시켰다. 최근에 기량이 만개한 기사답게 현재 인공지능과 가장 흡사한 내용을 펼치기로 유명하다. 동료기사들 사이에서 붙여진 별명도 ‘심공지능’. 얼마 전 개막한 한국바둑리그에서도 7연승을 달리며 최고의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심재익 4단의 흑5 굳힘에 안성준 9단 역시 백6의 굳힘으로 응수한다. 작전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스타일대로 끌고 나가겠다는 의지. 좌상귀 흑7과 우상귀 백12의 삼삼침입은 알파고 등장 이후 가장 많이 등장하는 형태다. 흑은 우하귀 굳힘의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흑15,17의 변화를 선택. 그러자 백26까지는 외길수순이다. 여기서 흑은 변화도1의 수법도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이 변화는 인공지능을 활용해도 결론이 명백하게 나지 않는 복잡한 변화 중 하나다. 엉성해 보이는 흑7의 날 일자 씌움과 백10의 2선 마늘모가 형태의 복잡함을 대변한다. 결국 심재익 4단은 흑27의 쉬운 길을 선택. 흑35까지 쌍방 아쉬울 것 없는 진행이다.
정두호 프로 3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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