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희 감독 "챔프전 우승보다 오늘 승리가 더 기억에 남을 듯"
흥국생명 선수들이 19일 인삼공사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뉴스1
팀 내 불화와 학폭 논란에 휩싸여 연패를 거듭하던 흥국생명이 24일 만에 귀중한 1승을 따냈다.
흥국생명은 1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V리그 인삼공사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8, 22-25, 25-17, 25-2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흥국생명은 4연패에서 탈출, 승점 53(18승 7패)을 달성하며 2위 GS칼텍스(승점 48)와 승점 차를 5로 벌렸다.
흥국생명은 선수단 내 불화설이 불거지는 등 내홍을 겪은 데다 주전 레프트 이재영과 주전 세터 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학폭 가해자로 드러나 무기한 출장 정지 처분을 받으며 전력에 큰 타격을 입었다. GS칼텍스전(5일) 도로공사전(11일) 기업은행전(16일)에서는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세 경기 연속 셧아웃 패를 당했는데, 특히 기업은행전은 올 시즌 여자부 최소 득점(41점), 구단 시즌 최다 점수 차(34점)로 패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무엇보다 그동안 부진했던 외국인 선수 브루나가 고비 때마다 득점을 올리며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브루나는 30득점에 공격성공률 45.6% 등 입단 이후 최고의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고, 김연경도 24득점(성공률 51.2%)에 리시브 효율 46.2%로 좋은 컨디션을 뽐냈다. 브루나는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14세트)에서 20득점에 공격성공율 21.3%로 부진했었다. 새 주전 세터로 자리 잡은 김다솔의 경기 운영도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흥국생명은 이날 경기 1세트에서 김연경의 활약(7득점ㆍ성공률 87.5%)으로 네 경기 만에 처음 세트를 가져오며 승리 가능성을 보였다. 2세트에서는 리시브 라인이 흔들린데다 인삼공사 디우프의 공격이 살아나면서 패했지만 3세트에서 살아난 블로킹과 김미연 김연경의 공격으로 차근차근 점수를 뽑으며 세트를 따냈다. 4세트에서는 중후반까지 팽팽했지만 브루나와 김연경의 공격이 연이어 성공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선수들에게서 스포츠 정신을 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면서 “챔피언결정전 우승보다 오늘이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달라진 브루나에 대해서도 “깜짝 놀랐다. 오늘 이후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인삼공사는 디우프가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35득점을 올렸지만, 공격 점유율이 무려 58.9%에 달하며 상대 블로킹이 집중됐고 성공률도 37.2%까지 떨어진 장면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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