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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우 작심발언…. “여전히 고통... 사과 받은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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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우 작심발언…. “여전히 고통... 사과 받은 적 없다"

입력
2021.02.18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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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박철우가 18일 경기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 경기에서 수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세트스코어 3대1로 한국전력이 승리했다. 뉴스1

한국전력 박철우가 18일 경기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 경기에서 수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세트스코어 3대1로 한국전력이 승리했다. 뉴스1


남자 프로배구 선수 박철우(36ㆍ한국전력)가 12년 전 자신을 폭행했던 이상열(56) KB손해보험 감독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박철우는 18일 경기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V리그 OK금융그룹과 경기에서 3-1로 승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정말 이기고 싶었다. 이기고 꼭 인터뷰실에 꼭 오고 싶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경기 전에 (이상열 감독의) 인터뷰 기사를 봤는데 하루 종일 손이 떨렸다”면서 “그 분이 감독되셨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도 너무 힘들었다. 경기장에서 마주칠 때마다 쉽지 않았다. 그래도 조용히 참고 지냈는데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작심발언을 하게 된 정황에 대해선 “(내 인터뷰 후) 상황이 어떻게 흐를지 모르겠지만 정면 돌파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용기 냈다”라고 했다.

앞서 박철우는 경기를 앞둔 이날 오후 SNS에 “정말 피꺼솟이네...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느낌이 이런 것인가”라고 적었다. 정황상 이상열 감독을 겨냥한 것이었다. 이 감독은 국가대표팀 코치 시절이던 2009년 태릉선수촌서 박철우를 구타해 징계를 받았다. 그리고 지난 17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과오를 담담히 밝혔는데 박철우가 이를 보고 폭발한 것이다.

박철우는 먼저 KB손해보험 소속 선수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그는 “(이런 얘기를 꺼내게 돼) 일단 순위경쟁 중인 KB손보 선수들에게 매우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과거의 잘못이 정당화되고 있는 것처럼 자신을 포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이렇게 (언젠가는 인터뷰실에 와서 얘기하게) 될 일이었던 것 같다. 꼭 예견된 것처럼 됐다”라고 덧붙였다.

12년 전의 일로 지금 와서 사과를 바라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그 일(폭행)이 있었을 때 고소도 취하했고 정말 반성하고 좋은 분이 되시길 기대했다”면서 “하지만 이미 (폭행으로) 유명하신 분이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지금 배구 선수 중에서 (어린 시절) 안 맞은 선수는 거의 없을 것이다. ‘사랑의 매’라는게 당연히 있다. 또 당시에는 운동선수가 맞는 것이 용인되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정도라는 게 있다. 사람이 기절할 정도 혹은 고막이 손상될 정도는 아니지 않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트에서 이 감독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느냐’는 질문에 “생각이 안 든다. 감정만 올라온다. 간신히 가라앉혔던 흙탕물을 누가 휘휘 젓는 느낌이다”면서 “진정 변하셨고, 또 절 만나서 사과하셨다면 이런 감정이 남아있었겠느냐. (사건 이후) 대학에서 좋은 지도자였다면 이런 감정이 남아 있었겠느냐”고 재차 따져 물었다.

마지막으로 “프로배구가 좋지 않은 주제로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게 너무 싫다”면서 “하지만 이번에 (폭행은) 뿌리 뽑혀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숨지 않고 강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여기 왔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한 뒤 인터뷰실을 나섰다.

안산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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