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2년6월에 집유 4년'
?1심 형량 그대로 유지돼
가사도우미를 성폭행하고 비서를 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김준기(왼쪽 세 번째) 전 DB그룹(옛 동부그룹) 회장이 1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김 전 회장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가사도우미를 수차례 성폭행하고 비서를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준기(77) 전 DB그룹(옛 동부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1부(부장 김재영)은 18일 피감독자 간음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김 전 회장과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원심 형량인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가 그대로 유지됐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은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그룹 총수임에도 불구하고,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지시를 따르는 가사도우미, 비서를 강제추행하고 간음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 후 미국에 장기간 체류하며 수사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 등 범행 이후의 정황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전 회장이 피해자들과 모두 원만히 합의해 이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1944년생의 고령이며 대부분의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은 양형에 유리한 정황”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16년 3~10월 자신의 별장에서 일하던 가사도우미를 8회에 걸쳐 성추행하고, 같은 해 11월 이후엔 위력을 이용해 다섯 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이와 함께, 20대 여성 비서를 2017년 2~7월 총 29차례 성추행한 혐의도 적용됐다.
질병 치료를 이유로 미국에서 체류하던 김 전 회장은 2017년 9월 비서 성추행 혐의로 피소되자,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2019년 1월엔 가사도우미 성폭행 혐의로 추가 고소까지 당하자, 체류기간을 연장하며 경찰 수사를 피해 왔다. 그러나 여권이 무효가 되고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 적색 수배자 명단에 이름이 오르자 같은 해 10월 자진귀국해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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