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2020년 기업결합 동향 발표
기업결합 건수 766건→865건 급증
해외 '빅딜' 실종에 기업결합 규모는 448조→210조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처리한 기업결합이 전년 대비 100건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시장 구조가 바뀌는 가운데 기업들이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적극적으로 기업 인수합병에 나선 결과다.
1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2020년 기업결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공정위가 심사한 기업결합 건수는 총 865건으로 2019년(766건)보다 12.9%(99건) 증가했다. 대규모 기업결합 심사가 줄어들면서 전체 결합 규모(금액)는 전년(448조4,000억원) 대비 53.1%(238조2,000억원) 급감한 210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기업이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형태의 기업결합은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건수는 732건으로 2019년(598건) 대비 134건 늘었다. 기업결합 규모도 6조1,000억원 증가한 36조1,000억원이다.
특히 계열사가 아닌 회사와 결합한 건수가 130건 증가(426건→556건)했고, 이와 관련한 기업결합 금액도 7조2,000억원(24조3,000억원→31조5,000억원) 늘어났다. 이 중 다른 회사와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해 합작회사를 설립한 형태가 209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국내 기업결합 중 가장 큰 건은 KB금융지주의 푸르덴셜생명 인수(2조2,260억원)였으며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1조7,400억원), 우미개발과 우심홀딩스 등 계열사 간 합병(1조1,420억원), LG화학과 GM의 합작회사 설립(1조440억원) 등도 1조원이 넘는 결합이었다.
외국기업이 주체가 된 기업결합은 168건에서 133건으로 35건 줄었으며, 금액은 244조3,000억원(418조4,000억원→174조1,000억원) 급감했다. 2019년엔 미국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의 셀젠 인수(83조원), 애브비의 앨러간 인수(73조원) 등 ‘빅딜’이 있었지만, 지난해엔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푸조 합병(25조원)이 가장 큰 기업결합이었다. 외국기업이 국내기업을 인수한 기업결합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의 우아한형제들 인수(4조6,000억원)가 대표적이다.
공정위는 외국 기업이 주체가 된 기업 결합 중 국내 시장에서 영향을 미치는 건은 별도 심사를 진행하고 국내 기업결합 동향에 포함시킨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 분야의 기업결합은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259건→260건)했지만, 서비스업은 큰 폭으로 증가(507건→605건)했다. 서비스업 분야에서는 정보통신·방송(73건), 도소매·유통(68건), 운수·물류(49건) 분야에서 기업결합이 활발히 이뤄졌다.
이숭규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비계열사와의 결합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것은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기업들이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나 온라인 유통 성장 등 시장 구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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