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똑똑한 고학력 백인 천재 남성들로 그려지는 창업가들이 세상을 뒤바꿀 탁월한 혁신을 이뤄내며 회사를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일궈냈다는 이야기는 슈퍼히어로 영화만큼 매혹적이다. 그러나 전 세계의 모든 창업자 가운데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같은 성공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전작 '아날로그의 반격'에서 디지털 시대에 급부상하는 아날로그의 가치에 주목했던 저자는 신작 '사장의 탄생'에서 자기 사업을 하기 위해 창업하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머스크나 저커버그 같은 스타 창업가보다는 우리 가까이 있을 법한 현실적인 사장들이 주를 이룬다.
다양한 배경, 문화, 철학을 가지고 있는 200여명의 사장을 만난 저자는 누가, 왜, 무엇을 위해 사업을 시작하는지 '사장의 탄생'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시리아 이민자로 생존을 위해 가게를 차린 제과점 사장부터 흑인 미용산업에서 기회를 찾아낸 아프리카계 여성, 직원이 주인인 종업원지주제 회사로 바꾸려는 사장, 기후변화의 대안을 마련하고자 테크 회사를 설립한 70대 창업가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만난 사장들은 업종도 다르고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목적도 천차만별이다.
'창업자의 영혼(The Soul of An Entrepreneur)'이라는 원제가 말해주듯 이 책은 창업가를 움직이게 만드는 영혼을 탐색한다. 사장이라는 공통점 외엔 닮은 면이 별로 없어 보이는 창업가들에게서 저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원하는 때 할 자유를 누리고 그 안에서 존재를 증명하고 인생의 가치를 실현하려 한다'는 점을 찾아낸다. 창업이란 정체성을 드러내는 삶의 방식인 것이다.
산업 구조가 급변하고 고용이 불안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창업에 나서는 이들은 점점 늘고 있다. 저자는 창업의 원래 의미를 되찾아 광범위한 창업가들에게 되돌려줄 때라면서 스타트업 신화에만 빠져 있지 말고 다양한 창업가들에 대해 교육, 코칭, 자금 조달 등 창업 여정의 모든 단계에서 지지하는 도구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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