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고 문익환(文益煥·1918∼1994) 목사와 함께 방북했던 재일 문필가 정경모씨가 16일 새벽 일본 요코하마(橫浜)시 고호쿠(港北)구 자택에서 작고했다. 향년 97세.
정씨는 1970년 일본으로 건너가 1973년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 사건 당시 일본에서 구명운동을 펼친 인물이다. 이후 김지하 석방 운동을 잇기도 했다. 1983년 여운형·김구·장준하 3명이 만나서 대화를 나눈다는 내용의 소설집 '운상경륜문답(雲上經綸問答)'을 썼다. 이 책은 한국에서 '찢겨진 산하'라는 제목으로 번역·출간돼 대학생들 사이에 큰 반향을 불렀다.
1989년에는 문 목사와 함께 방북해 북한의 허담 조국평화통일위원장과 4·2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공안 당국의 조사를 받기를 거부해 귀국하지 못한 채 일본에서 숨을 거뒀다.
2010년 신문 연재 글을 모은 자서전 '시대의 불침번'을 펴낸 뒤 최근에는 한일고대사를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유족이 전했다.
유족은 부인 나카무라 지요코(中村千代子)씨와 슬하에 아들 강헌·아영씨가 있다. 장례는 일본에서 가족장으로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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