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엄 상원의원, 反인종차별 시위대에
해리스가 보석금 마련 기부금 독려했다며
의회 난입 트럼프 '선동' 혐의와 동일 주장
“이런 식이라면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했을 때 해리스가 어떻게 탄핵을 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탄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해 반(反)인종차별 시위로 체포된 시민들의 보석금을 마련하는 기금에 기부를 호소한 것이 폭력을 선동했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 시도가 무산된 직후 나온 발언이어서 친(親)트럼프 세력의 ‘보복’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레이엄 의원은 14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은)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면서 공화당이 하원 과반을 확보할 경우 해리스 부통령 탄핵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리스 부통령은) 실제로 폭도들을 구제했고 그 중 한 명은 거리에 다시 나가 누군가의 머리를 다치게 했다”고 주장했다.
‘폭도 구제’란 지난해 6월 해리스 부통령 등 민주당 의원들이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서 체포된 사람들의 보석금을 지원하는 ‘미네소타자유기금’에 기부할 것을 촉구한 일을 말한다. 해리스 부통령은 당시 “기금에 기부해 시위대를 돕자”고 역설했다. 이런 행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를 배후조종했다며 민주당이 ‘내란 선동’ 혐의를 씌운 것과 같다는 논리다. 그는 “(트럼프 탄핵심판으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고도 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해리스 부통령 저격수를 자처하고 있다. 그는 이달 초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이) 상점을 약탈하고 경찰을 구타한 사람들의 보석금을 지불하는 것은 미래의 폭력을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 탄핵이 실제로 추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현재 미 하원 의석(총 435석, 공석 3석) 중 민주당이 절반을 넘긴 221석을 차지하고 있다. 공화당은 211석이다. 공화당이 내년 중간선거에서 7석 이상을 더 획득해야 하원 다수당을 탈환하게 된다. 설령 하원을 장악해 해리스 탄핵을 추진하더라도 상원에서 공화당이 67석 이상을 얻지 못하면 부통령을 끌어 내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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