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서 방치돼 숨진 3세 친모 "전 남편 아이라 보기 싫어"

아이는 수개월간 방치돼 미라 상태로 변해

지난 12일 경북 김천시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구미시 빌라에서 방치돼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의 어머니 A씨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구미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의 친모가 경찰 조사에서 "전 남편과의 아이라서 보기 싫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여아는 수개월간 방치돼 시신이 미라 상태로 변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구속된 친모 A(20대 초반)씨는 경찰 조사에서 "(숨진 딸의) 친부와 오래 전에 헤어졌다"며 "애를 키우기 힘들어서 빌라에 홀로 남겨두고 떠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일 오후 3시쯤 구미시 한 빌라에서 B(3)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빌라 아래층에 거주하는 A씨 부모는 "A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 계약이 끝났으니 집을 비워달라"는 집주인 요청에 딸 집을 찾았다가 외손녀인 B양 시신을 발견했다.

A씨 부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A씨를 긴급체포한 후 지난 12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6개월 전 이사했으며 다른 남성과 사이에 아이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까지 지방자치단체가 매달 지급하는 B양의 양육·아동수당 20만원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숨진 유아의 사망원인과 시점, 학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B양의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도 의뢰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