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과 노안은 나이가 들면 대부분 발병한다. 하지만 증상과 발병 시기가 비슷해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원인과 치료법이 다르기에 원인에 따른 정확한 치료를 받아야 건강한 눈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백내장과 노안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이유는 두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이 전반적으로 시야가 또렷하지 않으면서 시력 저하가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안과 백내장을 구별할 수 있는 성인은 10명 중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안과병원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백내장과 노안 증상을 구별할 수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1.7%에 그쳤다.
더욱이 노안과 백내장은 발병 시기가 비슷해 정확한 증상 구분이 어려운 것을 고려하면 실제로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성인은 이보다 더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두 질환 모두 나이가 들면 누구나 증상을 느낄 수 있고, 발병 연령대도 비슷해서 더욱 구별이 어렵다.
노안은 노화에 의한 현상으로 40대 이후 누구에게나 서서히 나타나며, 특히 근거리 작업에 불편을 느끼게 하는 질환이다.
백내장도 40세와 65세 이상에서 각각 42.3%, 90%(국민건강영양조사)의 유병률을 보일 만큼 대부분에게서 발병한다. 따라서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시력 저하를 일단 노안으로 치부하기 쉽다.
백내장은 노화로 인해 눈 속의 투명한 수정체가 단백질화돼 혼탁해지는 질환이다.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전체적인 시야가 뿌옇게 보이거나, 시력 저하를 느끼거나, 물체가 이중으로 보이는 복시(複視)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백내장은 안경을 쓴다고 교정되지 않는다.
반면 노안은 노화로 인해 수정체의 조절력이 떨어져 발생하는 증상이다. 주로 근거리 시력 저하가 오는데 이 점이 그나마 백내장과 구별할 수 있는 차이다. 따라서 신문을 읽거나 독서할 때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 또한 조절력이 떨어지다 보니 근거리와 원거리의 초점을 전환하는 힘이 약해져 가까운 것과 멀리 있는 것을 교대로 볼 때 사물이 금방 또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백내장과 노안은 치료법이 다르다. 백내장의 확실하고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이다.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깨끗한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면 증상이 개선된다.
만약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 시기를 놓치면 수술 후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백내장을 진단받았다고 무조건 수술하기보다 진행 정도와 환자가 느끼는 불편 정도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전문의와 충분한 상의 후 수술시기를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좋다. 너무 조기에 수술을 받으면 수술 후 변화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해 만족도가 매우 낮을 수 있다.
반면 노안은 대개 돋보기나 얇은 안경만 착용해도 시력이 교정될 수 있다. 다만 장시간 독서하거나 운전하면 눈이 피로해져 초점이 맞지 않으므로 긴 시간 동안 눈을 사용하는 일은 줄이는 것이 좋다. 이 밖에 백내장 수술 시 노안을 개선할 수 있는 인공 수정체를 선택해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
권영아 김안과병원 각막센터장(안과 전문의)은 “초기 백내장과 노안은 그 증상이 특히 비슷해 구별하기 쉽지 않다”며 “안구의 노화가 시작되는 40대부터는 서서히 노안 증상이 나타날 뿐만 아니라 백내장과 같은 각종 노인성 눈 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아지므로 정기적인 안과 검진으로 원인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