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 등 5대 지침 발표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환영의 뜻
일부 교원 노조 설득 관건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닫았던 학교 문을 다시 열기 위한 조치에 들어갔다. 대면 수업과 코로나19 확산이 큰 관련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백신 접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수업을 시작하는 점을 두고 일부 교사들이 반발해온 만큼 이들을 설득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2일(현지시간)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안전한 대면 수업이 가능하다”며 초중고교 대면 수업 재개 관련 5대 전략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지침에는 △학교 내 보편적이고 올바른 마스크 착용 △6피트(1.8m) 거리두기 △손 씻기 △청소와 환기 시스템 개선 △확진자 추적 및 격리조치가 담겼다.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 미 보건당국이 대면수업 재개를 권고한 것은 학교가 ‘마지막으로 문을 닫고 가장 먼저 문을 열어야 하는’ 공공시설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대면수업 중단이 1년 가까이 지속하며 교육격차가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CDC는 “학교 재개 전략은 과학과 증거에 기반하고 있다”며 “데이터에 따르면 학교에서 대면 수업을 하는 것은 실질적인 지역사회 감염과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19 감염률이 높은 지역 사회라 하더라도 초등학교의 경우 방역 대책을 전제로 최소한의 대면 수업을 안전하게 재개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중ㆍ고교는 매주 직원과 학생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것을 조건으로 감염률이 낮은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문을 열 수 있다는 게 CDC의 주장이다.
CDC는 전국의 학교를 감염률 기준 파란색,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 4가지 구역으로 나눠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감염률이 가장 높은 빨간색 구역의 경우 엄격한 방역 대책을 수립해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한다.
취임 후 100일 이내에 학교 문을 다시 열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CDC의 발표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학교를 안전하게 재개하는 방법에 대한 가장 좋은 과학적 증거”라고 힘을 실었다. 또 “CDC 지침은 비용이 들고 이행이 어렵다”면서도 아이들과 가족, 교육자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비용은 아무 활동도 하지 않을 때 감당하는 비용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교원 노조가 백신 우선접종과 안전 확보를 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맞서고 있어 이들과의 갈등 해소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실제 CDC는 이번에 교사와 학교 직원의 백신 접종을 학교 수업 재개의 필수 사항으로 못 박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일간 뉴욕타임스는 “백신 접종 의무화 등을 명시하지 않은 학교 재개 가이드라인이 강성 교원 노조를 설득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CDC 가이드라인은 일부 노조에 실망스러울 수 있다”며 “교원 단체들은 교실로 돌아가기에는 여전히 환경이 안전하지 않다고 계속 주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P 역시 학교 재개가 너무 위험하다고 믿는 교사들과 노조, 학부모들이 어떤 입장을 취할 지가 학교 재개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최대 교원노조인 전미교육협회(NEA) 베키 프링글 위원장은 “CDC가 과학에 따라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본다”면서도 “일부 교사들은 학교 복귀를 거부할 수 있고, 지역에 따라 사정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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