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저도 엄빠있어요" 새 가족 만난 견공들의 설 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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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저도 엄빠있어요" 새 가족 만난 견공들의 설 맞이

입력
2021.02.14 14:00
수정
2021.02.14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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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순두부, 데니, 보나, 뽀리, 모모

설 연휴를 맞은 견공들. 순두부(왼쪽부터), 데니, 보나, 뽀리, 무무. 동물자유연대 카라 유행사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올해 설 연휴를 유난히 즐겁게 보낸 가정이 있습니다. 유기 동물을 가족으로 맞은 사람들인데요. 한국일보의 유기동물 가족찾기 코너인 '가족이 되어주세요'를 통해 서로 만나게 된 다섯 가족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순두부 구조 전후. 동물자유연대 제공


고무줄로 입 묶인 채 구조된 순두부, 개너자이저 되다

지난해 7월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입 주변이 움푹 파이고 짓무른 푸들을 구조했습니다. 푸들의 보호자는 끝까지 학대행위를 부인하고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아 격리조치까지 취해야 했는데요. 알고 보니 장난을 위해 입 주변을 고무줄로 묶었던 겁니다. 활동가들은 그럼에도 마냥 순하기만 한 푸들에게 구조 후 순두부(2세∙수컷)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지요.

가족이 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사연이 알려진 이후 지난해 10월 중순 순두부는 김의연(56)씨의 가족이 되었습니다. 김씨는 처음에는 순두부를 잘 보듬어줄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입양 상담 이후 순두부가 계속 떠올랐고 입양을 결심하게 됐다고 합니다.

순두부는 밝은 성격으로 집안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하는데요. 처음에 불안해서였는지 낮에 잠도 자지 못했는데 이제는 마음에 드는 방을 골라 들어가서 잘 정도로 적응을 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자고 있을 때 실수로 입 주변을 건드리면 예민해 지기 때문에 조심한다고 해요.

순두부는 이번 설 연휴에 가족들과 함께 산책을 실컷 즐겼다고 합니다. 김씨는 "사람을 정말 좋아하는 순둥이"라며 "앞으로 순두부와 행복하게 지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데니. 유행사 제공


"진짜 가족이 됐어요" 마음의 문을 연 데니

데니(5세 추정ㆍ수컷)는 2019년 7월 함께 살던 할아버지가 더 이상 기를 수 없게 되면서 보호소에 오게 된 경우입니다. 갑자기 바뀐 환경 속에서도 금세 보호소에 있는 개 친구들과도 잘 지내는 등 사회성을 뽐냈는데요.

가족이 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알려진 지 4개월 후인 지난해 9월5일, 데니는 김이진(45)씨 가족의 막내가 됐습니다. 사실 김씨 가족과 데니를 구조해 돌봐온 자원봉사단체인 유기동물행복찾는사람들(유행사)과의 인연은 깊습니다. 김씨 세 자매가 각각 모두 유행사를 통해 유기동물을 입양한 겁니다. 김씨는 "언니와 동생이 유행사를 통해 개를 입양했는데 너무 잘 지내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내 입양을 결심했다"며 "데니의 아련한 눈빛이 가족의 마음에 들어와 입양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사회성이 좋은 데니인 만큼 입양 후 며칠 만에 아침 저녁 산책해달라고 조르는 애교쟁이가 됐다고 하고요. 1개월 정도 지나니 밖에 나가면 가족부터 알아보고 찾는다고 해요. 김씨는 "코로나19로 자녀들이 학교도 가지 못하는 등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데니와 시간을 보내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다"고 말합니다.

보나 구조 전후.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임시보호 가정에 살다 눌러 앉은 보나와 뽀리

보나(4세 추정∙암컷)는 지난해 5월 전남 고흥군의 낚시터에서 임신한 채 구조됐는데요. 심장사상충과 빈혈 증상이 나타나고, 온 몸에는 진드기가 발견되는 등 그 동안의 삶이 고됐던 걸 몸으로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보나를 안타깝게 여긴 비글구조네트워크 봉사자 배서연(39)씨가 임시 보호에 나섰고, 보나를 살뜰히 돌봐왔습니다.

지난해 8월 보나의 사연이 가족이 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알려졌지만 입양자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는데요, 배씨 가족은 보나를 돌보면서 정도 들고, 보나도 완벽 적응을 하면서 평생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보나는 올해 설 연휴에도 평소처럼 산, 공원, 반려견 놀이터를 다니며 즐겁게 보내고 있다고 하네요.

입양 후 산책 도중 웃고 있는 뽀리.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뽀리(6세 추정∙암컷)도 2019년 9월 국내 최대 사설보호소인 애린원에서 임신한 채 구조됐습니다. 이후 작은 몸으로 무려 아홉 마리의 새끼를 낳았고, 살아 남은 강아지 7마리 가운데 6마리가 새 가족을 찾았는데요. 보호소에서 지내며 사람과 지낼 시간이 없어서였는지 처음에는 사람 손길에 익숙해 하지 않았는데 점차 자신을 구조해고 돌봐준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었다고 합니다.

지난해 5월 뽀리의 사연이 알려진 지 3개월이 지난 8월 뽀리는 비글구조네트워크 봉사자 김유리(26)씨의 가정으로 임시 보호를 가게 됐는데요, 입양을 하겠다는 이가 나타나지 않던 중 지난해 11월 김씨가 뽀리를 입양했다고 해요. 뽀리는 약간 소심한 성격이었는데 이제 평생 살아갈 집인 걸 아는지 표정도 한층 밝아졌다고 하네요.

입양 후 환하게 웃고 있는 모모. 카라 제공


식용개 농장 어미개가 낳은 강아지, 활동가 가족이 되다

지난 2019년 3월초 전남 보성군 벌교읍에서 60여마리의 개를 식용으로 키우던 개농장이 폐업을 하면서 개들의 소유권을 포기했습니다. 동물권 행동단체 카라에 따르면 농장주는 개들에게 음식쓰레기를 먹이고 환경보전 지역 내에서 불법으로 운영해 왔고, 자원활동가의 민원 제기로 결국 폐업 명령까지 받아냈다고 하는데요.

문제는 개농장에서 살던 개들이었습니다. 5개 동물단체가 힘을 합쳐 개들을 구조하고 입양처를 알아봤지요. 카라는 당시 만삭인 상태로 구조된 꼬마를 병원과 입양카페로 데려와 돌봤고 그 해 4월 6일 여섯 마리의 새끼를 낳았습니다. 새끼들은 차례차례 입양처를 찾았는데요, 카라 활동가 김은정(35)씨는 사연이 보도된 이후에도 유독 입양처를 찾지 못하고 약한 모습의 모모가 마음에 걸렸다고 합니다.

구조된 후 카라 입양카페에서 지내던 당시 모모. 김은정 활동가 제공


김씨는 입양카페에서 모모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봐 왔고, 2019년 10월 입양을 하게 됐다고 해요. 김씨는 "모모는 카페에서 지낼 때부터 사람도 좋아하고 개와 고양이 친구들과도 잘 지냈다"며 "처음부터 유독 예뻐 보였고 마음에 들어와 입양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설 연휴 모모는 맛있는 간식도 먹고 평소보다 긴 산책을 하면서 보내고 있다고 하네요.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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