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빅4' 영업이익 증가
비대면 소비·고마진 상품 증가 덕분
표정관리 중인 업계 "내년 장담 못해"
연간 경영실적 발표가 줄을 잇는 요즘 백화점과 영화관 등 오프라인 중심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여실히 드러냈지만, 홈쇼핑 업계만큼은 조용히 미소 짓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비대면 쇼핑 부문은 반사이익을 누린 데다 홈쇼핑의 강점인 건강식품과 주방제품, 홈인테리어 등 고마진 상품이 소비자 수요와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쇼핑 업계 ‘빅4’인 롯데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GS홈쇼핑은 지난해 나란히 실적 호조를 보였다. GS홈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569억원으로 전년보다 29.5% 증가했다. 반면 매출은 1조2,457억원으로 1.2% 증가에 그쳤다.
현대홈쇼핑도 영업이익이 1,543억원으로, 전년 대비 18.4% 증가했다. 매출은 2조2,972억원으로 4.1% 늘었다. 롯데홈쇼핑은 연결기준 지난해 1,2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대비 4.3% 증가다. 매출은 1조760억원으로 9.0% 늘었다. CJ오쇼핑도 전년보다 20.1% 증가한 1,79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모두 영업이익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을 훨씬 앞질렀다. 장사를 잘해 많이 남겼다는 의미다.
홈쇼핑업계가 코로나19 불황에도 선방한 비결로는 효자상품인 '식품' 등에 초첨을 맞춰 소비자의 비대면 수요를 충족시킨 점이 꼽힌다. 외출이 줄면서 패션 수요는 줄었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면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식품과 영양제, 프리미엄 식품 등 마진이 높은 상품이 많이 팔린 것이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마진이 높은 패션부문 매출이 저조했던 반면, 건강식품 등 마진이 높은 다른 상품이 많이 팔렸다"고 설명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주방제품이나 홈인테리어 등에 소비자 관심이 높아진 효과도 톡톡히 봤다. TV를 중심으로 주문하던 홈쇼핑 소비자들이 점차 모바일쇼핑으로 옮겨가면서 비대면 소비가 더욱 수월해진 것이다. 여기에 집을 꾸미고 가전제품을 바꾸는 등 '집콕' 소비자들의 수요가 홈쇼핑 상품과 맞아 떨어진 점도 매출증대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런 성장세가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로 인한 반사이익일 뿐 TV를 기반으로 한 홈쇼핑시장 자체가 확대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과 물류 분야 실적이 개선됐지만 TV는 이제 올드미디어라 이런 성장세가 지속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홈쇼핑부문 영업이익이 반짝 높게 나타났지만 마냥 기뻐할 수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