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는 죄, 그러나 빚 안 갚는 것도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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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는 죄, 그러나 빚 안 갚는 것도 죄

입력
2021.02.10 14:30
수정
2021.02.1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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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화
이주화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이맘

편집자주

'이슬람교' 하면 테러나 폭력, 차별을 떠올리지만 실은 평화와 공존의 종교입니다. 이주화 이맘(이슬람교 지도자)이 이슬람 경전과 문화를 친절하게 안내, 우리 사회에 퍼져있는 오해와 편견을 벗겨드립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자를 금지하는 이슬람의 금융 구조는 부자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이다. 왜냐하면 이자를 취함으로써 채권자의 부가 불공정하게 증식되며, 채무자는 부채를 상환할 의무와 함께 이자에 대한 중압감으로 더욱더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슬람은 이자를 받아 채권자의 부를 증식하는 것을 비도덕적이고 믿음이 없는 불신자들이 하는 행위로 여긴다.

하나님을 믿는 대표적인 종교 중의 하나인 유대교에서는 전통적으로 그들 사이에는 이자가 금지되어 있지만, 이방인들에게 이자를 허용한다. 또한 기독교의 경우에는 이자를 통해 경제적인 이윤을 추구하는 것을 비난했지만, 특별히 이자 자체를 금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빌려준 부채의 일부를 탕감해 줄 것을 권고한다. 그러나 이자에 대한 이슬람 교리는 단호하다.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서로 간에 정당한 거래를 통하여 상행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이자를 받아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사람들의 재산을 부정한 방법으로 갈취하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불신자들이나 하는 행동이라고 가르친다. 그래서 꾸란은 이자를 불로소득으로 간주하고 정당하지 않은 경제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를 금했다.

“하나님께서 거래는 허락하셨으나 이자는 금하셨노라. 누가 하나님의 경고에 따라 이자놀이를 중단한다면 이전의 잘못이 용서될 것이며 그의 선행은 하나님과 함께하리라. 그러나 이자놀이를 다시 한다면 그들은 불지옥의 주인이 되어 그곳에서 영원히 머물게 되리라.” (꾸란 02:275)

그러나 이슬람은 채무에 대해서는 무척 관대하다. 믿음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재산을 상대방에게 빌려줄 때 그 절반은 자선으로 간주한다고 했다. 돈을 빌려준 채권자는 자신에게 맡겨진 재산을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는 것 자체가 자선이며 채무자는 이를 이용하여 건전한 경제 활동을 통해서 재기의 발판으로 삼고 이를 충실히 상환함으로써 그 역할을 다하도록 한 것이다. 그래서 꾸란에는 채무자가 부득이 약속된 날짜에 채무를 갚을 수 없을 경우 형편이 좋아질 때까지 변제일을 연장해주도록 권했다. (꾸란 02:280) 또한 선지자 무함마드의 하디스에는 이에 더하여 천국의 구원을 얻는 방법으로 채무자의 형편을 배려하여 ‘최후의 심판일에 비통함과 고통으로부터 구제받고자 한다면 가난한 자의 빚을 더디 재촉해야 하며 빚의 일부분 혹은 전액을 삭감해 주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게티이미지뱅크


그러므로 채무가 있는 무슬림은 자신의 채무에 대해서 책임져야 하고 성실한 자세로 이를 변제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 종교적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그래서 무슬림은 빚을 청산하기 전에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한다. 이 말은 빚을 갚을 수 있을 만한 재산이 있거나 또는 능력이 있음에도 그 자신이 빚을 갚겠다는 의지가 없거나 이를 무시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는 스스로를 불명예스럽게 하는 것이며 심판의 날 벌받을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이슬람을 위하여 죽어간 순교자의 모든 잘못은 용서될 수 있지만 그가 죽기 전에 갚지 못한 빚이 있다면 이는 결코 용서될 수 없다고 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돈을 빌려 준 채권자의 경우에도 채무자의 상황을 고려하여 그의 거짓 없는 순수한 의도를 받아들여 줄 수 있어야 한다. 만일 채무자가 그의 채무를 변제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지만 이와 상관없이 그의 상황이 더욱더 힘들어져 정해진 약속일에 이를 상환할 수 없는 처지라면 채무자의 현실적인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여 유예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이자가 허용되지 않는 이슬람법은 이러한 경우, 만일 채무자가 빚을 상환할 수 없는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면 채권자는 그의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여 채무를 면제해 주도록 권고한 것이다. 그 결과 채무자는 빌린 돈에 대한 상환의무로부터 벗어나 자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채권자의 경우에는 그에게 자선을 베풂으로써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과 부의 분배 원칙인 자카트를 이행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이 물질적인 여유가 있어서 남에게 자신의 부를 나누어 줄 수 있는 부자는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현실적인 아픔이나 고통을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는 마음가짐만으로도 신앙의 실천은 시작되는 것이며 나아가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자신의 부를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하나님께서 맡기신 물질적 혜택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이주화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이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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