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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워킹맘' 강주은 "어려운 상황, '인생의 재료'라 생각해요" (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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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워킹맘' 강주은 "어려운 상황, '인생의 재료'라 생각해요" (인터뷰②)

입력
2021.02.1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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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은이 본지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일보

강주은이 본지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일보

주변을 밝히는 환한 미소와 상대방을 포근하게 감싸는 눈빛을 지닌 강주은은 배우 최민수의 아내로 유명하다. 1993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캐나다 '진' 출신인 그는 현재 쇼호스트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어느덧 남편의 수입을 넘어설 정도로 큰 사랑을 받는 중이다.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남다른 입담을 과시한 그의 주무기는 '솔직함'이다. "남편과 내가 이혼할 이유는 뷔페 메뉴처럼 많다"며 특유의 온화한 미소를 짓는 강주은의 모습은 주부들에게 왠지 모를 공감과 위로를 선사한다. 그야말로 '긍정 에너지'로 가득찬 사람이다.

최근 본지와 만난 강주은은 가족에 대한 진한 애정은 물론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원동력, 힘든 시간을 극복한 비결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쇼호스트로 활약 중인 소감이 궁금하다.

△2017년부터 했는데 메인이 됐어요! 결혼 충격 이후로 인생 최대의 충격이에요.(웃음) 그저 노력하고 있는 건데 정말 기대하지 못한 그런 오늘에 도착한 거죠. 인생에서 항상 기대하지 못한 상황들이 생기더라고요. 한국에 와서 살거나 유명한 남편과 살게 될 거란 것도 상상 못했죠. 치과의사를 꿈꿨던 제가 이렇게 한국에서 활동을 하게 될 줄도 몰랐고요. 외국인학교서 일을 하게 되고 대사님들 만나면서 하는 방송도 진행했었고, 리얼리티 방송을 가족이랑 하는 것도 상상 못했어요. 서툰 언어로 생방송 홈쇼핑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너무 놀랍죠. 계획한 일보다 계획하지 않은 일이 더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성공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따로 훈련을 하진 않았어요. 다만 이건 연기가 아닌데도 연기가 있어야 해요.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하는 거죠. 가끔 제 모습을 보면 저도 소름끼칠 때가 있어요.(웃음) 미스코리아스럽게 머리도 볼륨감을 주고, '굿라이프' 이미지가 원하는 게 있거든요. 제가 원하는 걸 내려놔야 하는 부분도 있고요. 제작진이 원하는 것에 최대한 맞추려고 해요. 원래 제가 안 하는 스타일로 살려내려고 노력하다 보면 '좋은 중간'이 나와요. 최선을 다해 저만의 분위기를 내면서 홈쇼핑에서 원하는 걸 같이 하는 거죠.

-최민수 씨가 방송에 깜짝 등장했던 건 굉장히 유명한 일인데.

△맞아요. 생방송인데 1분 1분이 협력사 입장에서 얼마나 민감하겠어요. 장난을 치면 안되는 책임이 있죠. 이곳(촬영장)은 제가 너무나도 보호하고 싶어요. 그때 쇼호스트분들도 갑자기 남편이 등장하니까 놀라서 정해진 라인을 다 벗어난 거에요. 그 순간 다들 저를 의지하고 있을 거 아니에요. 제가 무쇠 냄비를 들고...어휴, 지금 생각해도 진땀이 나고 욕이 머리까지 올라오네요. 멀리서 남편이 들어온 게 보였는데 자다가 일어난 부스스한 머리였어요. '설마 안 오겠지' 했는데 자꾸만 오더라고요. '미쳤구나' 생각했어요. 너무 다행인 건 매진이 된 상황이었어요. 저희가 해야 하는 목표는 이룬 상황이었죠. 집에 가서 난리가 났었죠. 제가 협박을 했어요. 제발 오지 말라고. 하하.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 같은데 어떤가.

△맞아요. 제가 도전적인 마인드가 있어요. 리스크를 좀 택하는 성격이라고 봐요. 인생을 살아가면서 리스크도 택하는 게 건강한 사람인 거 같거든요. 보통 사람들은 안전하고 편안한 곳, 리스크가 없는 곳으로 가려고 하잖아요. 100명 중 99명이 그런 방향으로 가려고 할 거에요. 제 마음엔 과반수가 하는 행동이 있다면 조금 다른 행동, 창의적인 게 뭐가 있을까 그런 생각을 키워나가려고 하는 게 있어요. 갇혀있고 싶지 않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의도적으로 이거저거 해보자는 생각을 해요.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갖게 됐나.

△어릴 때부터 그랬어요. 외동딸이다 보니 힘든 일이 생겨서 부모님이 다투시는 상황이 오면 '부모님이 헤어지면 어떡하나' 하고 불안했죠. 그런 순간엔 감사기도를 많이 했어요. 최악의 상황에서 감사할 이유를 찾고 기도하면 얼마나 더 값어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항상 힘들더라도 감사의 마음을 습관적으로 갖는 것, 그게 저에게 큰 영향을 끼쳤어요.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마인드가 갇혀있는 상황이라면 저는 그 순간에 조금 나오는 연습을 하자고 생각했어요. 어려운 상황이 생기면 어려움 앞에서 수그리지 말고 내 인생의 재료로 생각하면서 어떻게 활용할까를 빨리 마인드를 잡자고요. 그런 습관과 행동으로 살아왔어요.

강주은이 본지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일보

강주은이 본지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일보

-'워킹맘'으로서 주부들에게 하고 싶은 말?

△팬들이 다이렉트메시지를 많이 보내줘요. 제가 첫 10년은 주부생활을 했어요. 말이 안 통하니까 사회활동을 하는 게 쉽지 않았죠. 이력서를 처음 쓸 때는 적을 내용이 없더라고요. 대학교, 피아노, 미스코리아 그런 것 말곤 경력이 없었어요.

그래서 첫 번째 오프닝 페이지에 편지를 썼어요. '제 남편이 유명인이고 백그라운드 일을 많이 한다' '로드 매니저나 코디 등 모든 관련되는 분들을 사람 관리를 하고 있다' '대통령을 만나거나 중요한 자리도 많았는데 여러 다양한 자리에 가는 게 낯설지 않다' '사람 만나는 것에 거북함이 없다' 등을 강조하고 '나 같은 사람을 활용할 수 있다면 활용해주세요'라고 썼죠. 그렇게 해서 첫 번째 제안을 받은 게 외국인 학교를 설립하는 것이었어요. 많은 주부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어요. 아무리 경험이 없더라도 활동을 하고 싶으면 용기를 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

△사실 한국이라는 곳은 편견이 많은 나라에요. 사람들끼리 만나도 어떤 학교를 나왔는지, 고향이 어디인지 등 같은 한국이면서도 편견이 너무 심하죠. 그렇게 판단을 해서 좋은 걸 많이 놓치게 돼요. 저는 한국에 들어왔을 때 타이틀이 없는 사람이었어요. 그냥 '무명'이었죠. 일반 집안에서 자라온 교포 아이.

하지만 미스코리아 덕분에 타이틀이 생긴 거에요. 그래서 '미스 캐나다'라는 이름이 고마웠어요. 남편 얘기가 나오면 '캐나다 진 강주은' 그게 없으면 호칭이 없는 거죠. 미스코리아 출전 당시에 합숙 생활을 했던 때도 기억나요. 한국 문화를 거기서 많이 배웠고 친구도 많이 생겼거든요.

몇 해 전에 캐나다 150주년 해가 있었어요. 그때 세계적으로 모든 나라들을 합쳐서 대표적인 150명을 명예대사로 뽑았는데 제가 그 중에 한 명이 됐어요. 큰 포스터를 보내줬는데 유명한 사람들도 많이 있었어요. 너무나 영광이었죠.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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